호주 1분기 0.1% 성장 그쳐…1인당 GDP도 5분기 연속 감소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물가 높아 억제 정책 필요"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 경제가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5분기 연속 감소했다.
호주 통계청은 지난 1∼3월 분기 GDP가 지난해 10∼12월 대비 0.1%, 전년 동기 대비로는 1.2%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1년 7∼9월 -1.9%(전 분기 대비)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10분기 만에 가장 부진한 성적이다. 금융시장 전망치(0.2%)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체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가계 지출이 전 분기 대비 1.3% 늘었지만 민간 투자와 공공 투자가 각각 0.8%, 0.9%씩 감소하면서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가계지출 증가분도 전기요금이나 의료 등 필수품에 대한 지출이었고, 재량 지출은 거의 늘지 않았다.
짐 차머스 호주 재무부 장관은 세계 경제 둔화와 높은 금리로 인해 경제 성장이 더뎠다면서도 "많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 역성장했지만, 호주는 이를 피했다"고 설명했다.
경제가 더디게 성장했지만, 이민자 유입 등으로 인구는 빠르게 늘어나면서 1인당 GDP는 전 분기 대비 0.4%, 전년 동기 대비 1.3% 줄어 5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호주 인구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이민자가 많이 늘어나며 지난해 2.5% 증가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 구인·구직 사이트 인디드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이코노미스트 캘럼 피커링은 "인구 증가가 경기 침체를 막아주는 유일한 요소"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호주중앙은행(RBA)은 여전히 물가가 높은 수준이라며 기준 금리 인하보다는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셸 불럭 RBA 총재는 이날 의회에 출석해 "경제가 매우 약한 상태"라면서도 높은 물가상승률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호주의 지난 4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연 3.6%를 기록해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호주 자산운용사 IFM 인베스터스의 알렉스 조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물가상승률이 불편할 정도로 높아 RBA는 경기를 약하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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