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M 프로모션 논란에 법원 "게임사 손해배상 의무 없어"
"프로모션은 게임 광고 대가…결제 의무 없어" 1심서 원고 패소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경쟁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서비스하는 게임사가 유튜버에게 방송을 대가로 프로모션(광고료)을 지급하는 관행이 불공정한 행위가 아니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부산지법 민사8단독 조현철 부장판사는 30일 '리니지2M' 이용자 339명이 엔씨소프트[036570]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엔씨소프트나 유튜버 A씨가 원고를 포함한 게임 이용자들에게 프로모션 계약의 조건이나 보수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피고가 게임 이용자의 의사 결정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표시광고법·전자상거래법·게임산업법을 위반했음을 인정했다고 볼 수 없다"며 이용자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논란의 발단은 '리니지W'와 '리니지2M' 방송을 병행하던 한 유튜버가 2022년 7월 '리니지W 방송을 대가로 프로모션을 받아왔는데, 리니지2M 방송을 해도 방송 횟수로 인정받았다'는 사실을 방송 도중 공개하면서다.
리니지2M 이용자들은 '리니지W를 하기로 계약한 방송 횟수에 리니지2M 방송까지 포함할 경우 사실상 리니지2M 프로모션에 해당한다'며 반발했다.
리니지2M 이용자들은 엔씨소프트가 게임 약관을 어기고 게임 생태계에 개입, 원고들이 불필요한 아이템을 구매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의사 결정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2022년 9월 소송을 제기했다.
엔씨소프트가 유튜버 A씨와 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숨겨 게이머들을 속였고, 이런 행위가 표시광고법 및 전자상거래법 위반이라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엔씨소프트)가 A씨에게 프로모션 계약 대가를 지급한 것은 게임 광고의 대가로 지급한 것이고, 이를 게임에 결제하도록 의무를 부과한 적은 없다"며 "A씨는 프로모션 계약 전부터 자발적으로 거액의 결제를 해왔고, 오히려 계약 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을 썼다"며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리니지2M의 약관상으로도 피고에게 게임에 대한 중립 의무가 있다거나, 프로모션 계약 체결 사실을 이용자에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도 판시했다.
당초 계약 대상 게임이 리니지2M이 아닌 리니지W였던 점, A씨가 실시간 방송 중 '유료 광고 포함' 배너를 이용해 시청자에게 광고비를 지급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린 점도 엔씨소프트 측에 유리한 증거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프로모션 계약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에도 그로 인해 과금이 감소했다는 사정이 분명하지 않다"며 "피고가 프로모션 계약 존재와 관련해 이용자에게 거짓 답변을 하거나 과장된 사실을 알린 사정도 엿보이지 않는다"며 엔씨소프트가 법률을 위반하거나 이용자를 속이지 않았다고 보았다.
소송을 대리한 이철우(법률사무소 문화) 변호사는 "재판부가 판시한 내용과 소송에 참여한 게임 이용자들의 의사를 고려해 항소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입장을 내고 "승소한 것과 별개로 이용자 분들과 소송까지 진행된 점에 대해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소통을 강화하고, 게임 서비스 과정 전반에서 오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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