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접어드는 아르헨 동장군에 '덜덜'…가스부족 사태까지 덮쳐
현지 기상청 "1961년 이래 가장 추운 5월 가능성"
(멕시코시티·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김선정 통신원 = 겨울철에 접어드는 남미 아르헨티나에 다소 이른 영하권 추위가 몰아닥쳤다.
기상기록 기준 시점인 1961년 이래 5월 기준 최저 평균기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스 수급에도 난항을 겪으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마누엘 아도르니 대통령실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생중계된 정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매우 이례적으로 추운 시기에 놓여 있다"며 "겨울 가스 부족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수급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는 최근 초겨울치고는 기록적으로 낮은 기온 분포를 보인다.
지난 주말 부에노스아이레스 수도권 남부 최저기온은 영하 5도까지 떨어졌고, 남부 추부트주(州)에서는 영하 14도 안팎까지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헨티나 기상청(SMN)은 설명자료에서 "데이터 예비분석 결과 5월 1∼27일 기준 평균 기온은 영하 2.46도를 기록했다"며 "이 추세라면 1961년 이래 관측 사상 5월 기록으로는 가장 낮은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직전 최저 기록은 2007년의 영하 2.31도였다.
예상치 못한 추위 속에 난방용 가스 수요는 예년보다 평균 55% 증가한 것으로 아르헨티나 정부는 파악했다.
갑작스러운 가스 소비량 급증에 전날 밤 아르헨티나 전역 약 300곳의 산업체와 차량용 압축천연가스(CNG) 충전소에는 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되는 비상사태까지 발생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전날 밤 10시 업계와의 긴급회의를 통해 가정, 병원, 학교 등 가스 공급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 충전소와 일부 업체 등은 공급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그는 부연했다.
아도르니 대변인은 "(브라질 업체인) 페트로브라스와 가스 공급 계약을 맺고 (가스를) 받기로 돼 있었지만, 계약 신용장 문제로 지급이 지체되면서 가스 하역 작업을 지체하게 된 것도 한 원인"이라며 "이날 문제를 해결해, 일단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페르필과 클라린 등 현지 매체들은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의 재정 흑자 기조 속에 바카무에르타 가스관 공사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리는 등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유사한 문제가 재발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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