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제재 우려했나…중국 하이크비전, 러시아 사업 중단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세계 최대 감시장비 제조업체인 중국 하이크비전(Hikvision·海康威視)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 듯 보인다고 미국 뉴스위크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폐쇄회로(CC) TV 설치 서비스 등을 하는 러시아 보안전문업체 비디오글라즈는 최근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하이크비전의 러시아어 홈페이지 접속이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비디오글라즈는 "가까운 시일에 공급채널이 멈추거나 변경돼 하이크비전 제품과 여러 전자부품이 부족해지면서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이크비전이 러시아 내 영업을 중단한 정확한 날짜는 불명확하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뉴스위크는 "(하이크비전의 러시아 사업 중단 소식은) 러시아의 군사적 산업기반을 지원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국제기업들을 겨냥한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직후 나온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본사를 둔 하이크비전은 CCTV를 비롯한 영상 감시장비를 생산하며, 산하 저가 브랜드인 하이워치(HiWatch)와 함께 2021년 기준 러시아 감시 카메라 시장의 30%가량을 차지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하이크비전 제품은 우크라이나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으나 올해 1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공습하는 과정에서 현지에 설치된 하이크비전 CCTV를 해킹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발발 이후에도 러시아에 영상 감시장비 등의 판매를 멈추지 않은 하이크비전을 '전쟁후원기업' 중 하나로 지목했으며, 최근에는 하이크비전과 관련된 현지 보안기업이 정부 입찰에서 배제되기도 했다.
하이크비전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에서 소수민족의 인권을 탄압했다는 의혹을 받는 중국 당국에 수용시설 등에서 쓰일 감시장비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이미 2019년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 명단에 올랐다.
작년에는 푸젠성 푸저우시 민장대학의 스마트 캠퍼스 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하면서 소수민족 감시에 활용될 수 있는 학생 활동 추적 기능을 삽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이크비전은 이러한 의혹을 부인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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