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야권, 의회개혁법 통과 재시도…'집단 난투극' 재현 우려
여야 모두 총동원령 발령…쟁점 법안 놓고 전운 고조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 야권이 지난주 '의회 집단 난투극'을 촉발한 의회 개혁법안의 통과를 재시도할 예정이라고 연합보 등 대만언론이 21일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입법원(의회) 개혁법안의 통과와 관련한 여야 간의 머리싸움이 치열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소식통은 전날 제1야당인 국민당의 푸쿤치 입법원 원내총소집인(원내대표 격)이 해당 개혁법안의 통과를 위해 21일 오전 9시 개회 시간에 맞춰 입법위원(국회의원)의 갑급 동원령(총동원령)을 발령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집권 민진당의 입법위원들도 이날 오전 6시 30분 갑급 동원령을 발령함에 따라 국민당은 이날 새벽부터 입법원(국회) 본회의장의 점거에 나서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대만언론은 21일 오전 5시 30분께 본회의장 정문 앞에 집결한 국민당 입법위원과 제2야당 민중당 입법위원들이 오전 7시께 본회의장의 문이 열리는 동시에 수적 우위를 통해 연단을 점거하는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쟁점법안을 둘러싼 여야 간 전운이 고조되는 가운데 지난주에 이어 의회 내에서 집단 난투극이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대만 매체들은 지적했다.
푸쿤치 국민당 원내총소집인은 해당 개혁법안의 일부 조문이 지난 17일 입법원을 통과했다면서 "오늘 의회 개혁법안이 통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집권 민진당의 커젠밍 입법원 원내총소집인은 "민진당이 추구하는 것은 정상적인 국회"라면서 이제 공은 한궈위 입법원장(국회의장)에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당은 지난 17일 제2야당 민중당과 공조해 입법원과 의원들의 권한을 확대하고 정부에 대한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의 이른바 '5대 국회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국회에서 '법안 낭독' 등의 절차를 진행했다.
여당인 민진당은 국회 개혁이란 명목으로 권력 남용 소지가 있는 이 법안을 강압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헌법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반대해 왔다.
민진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법안의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 연단으로 올라가 점거를 시도했고, 이를 저지하는 국민당 의원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이며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대만언론은 이번 사태를 '동물 국회'로 표현하면서 대만 입법위원의 '추태'를 전 세계에 보였다고 전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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