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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코발트 쟁탈전에…"美, 이스라엘 부패재벌 제재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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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코발트 쟁탈전에…"美, 이스라엘 부패재벌 제재 완화"
전기차 등 G2 경쟁 불붙자 '달러망 우회접근' 제의
부정축재 면죄부?…美정부 내에도 '부당하다' 논란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미국 정부가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전기차에 쓰이는 핵심 광물을 얻으려고 이스라엘의 억만장자 광산 사업가 댄 거틀러에 부과한 제재를 완화해주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거틀러는 이스라엘 최대 다이아몬드 사업가 중 한명의 아들로, 30년 전부터 민주콩고를 비롯한 아프리카 여러 국가의 광산에 투자해 막대한 부를 쌓은 인물이다. 그는 부패 혐의로 2017년부터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민주콩고 정부는 이번주 초 거틀러에 민주콩고에 있는 광산 자산을 매각하고 완전히 철수하면 제재를 완화해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미국은 서방과 가까운 기업들이 민주콩고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미국에 전기차 생산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들은 더 많이 공급해주기를 기대하면서 이런 방안을 내놨다.
특히 거틀러가 지분을 보유한 구리-코발트 광산 3곳에 대한 투자를 원하고 있는데, 미국은 거틀러가 서방 기업들의 투자를 방해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거틀러는 현재 민주콩고에 있는 여러 광산에서 연간 약 1억1천만달러(약 1천491억원)의 사용료를 받고 있으며, 지분 매각 시 상당한 현금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등 서방은 녹색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광물 확보를 위해 중국과 경쟁하는 중인데 중국은 전 세계 코발트 공급량의 70%를 차지하는 민주콩고에서 이미 탄탄하게 자리를 잡은 상황이다. 코발트는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에 필요한 핵심 광물이다.

미국은 2017년 거틀러가 조셉 카빌라 전 민주콩코 대통령과의 유착을 통해 민주콩고에서 불투명하고 부정한 광산 및 석유 거래를 한 혐의가 있다면서 그가 국제무대에서 은행거래를 하지 못하게 제재한 바 있다.
또 2018년에는 거틀러가 카빌라 대통령과의 관계를 이용해 민주콩고에서 광산 자산 판매의 중개자 역할을 했다면서 그와 관련된 기업에 추가 제재를 부과했다.
제재를 완화해주는 이번 제안은 여러 단계를 포함하고 있다.
먼저, 민주콩고가 거틀러에게 광산 지분 판매 대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특별 인가를 내주고, 거틀러는 민주콩고에서 보유한 전체 자산 목록을 공개하고 제3자의 감사를 받아야 한다.
민주콩고는 미신고 자산을 압류할 수 있고, 감사가 완료되는 동안 지분 판매 대금의 절반을 에스크로(결제대금예치 서비스)에 넣을 수 있다.
이후 미국은 거틀러가 미국 금융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제재 대상자 목록에서 거틀러를 삭제하는 방식은 아니다. 거틀러는 명단에 남은 상태에서 제재를 면제받는다. 은행 거래가 허용되지만 시간과 비용이 더 들고 평판에도 계속 꼬리표가 달리는 식이다.
미국 당국자들은 거틀러가 조건 중 하나라도 위반하면 즉시 구제 조치를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WSJ은 이번 제안이 정부 내부에서도 치열한 논쟁거리였다고 전했다.
일부 당국자들은 거틀러가 재정적 이익을 얻거나 미국 금융시스템에 접근해서는 안 되며, 민주콩고가 더 많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withwi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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