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통령 "이스라엘, 가자지구 휴전 노력 회피"(종합)
서안 자치수반 아바스 "하마스가 전쟁 구실 제공"
아랍연맹 정상회의, 팔레스타인에 유엔평화유지군 파견 촉구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인질 석방 협상을 중재하는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휴전을 이루려는 노력을 계속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엘시시 대통령은 이날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아랍연맹(AL)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라파 지상 작전을 비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포위망을 강화하기 위해 라파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군사적 해법으로 안보를 달성할 수 있다는 생각은 망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집트와 이스라엘은 7일 이스라엘의 라파 국경검문소 장악 이후 가자지구 구호 차질로 인도적 위기가 발생한 것을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였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은 가자지구 전쟁의 원인을 하마스에 돌렸다. 그는 이날 정상회의에서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수행된 군사 작전이 이스라엘에 전쟁을 벌일 구실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요르단강 서안에서 행정부 역할을 하는 PA는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와 정치적 경쟁 관계다.
하마스 정치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는 중재국 카타르와 이집트가 제시한 휴전안에 이스라엘이 수정안을 내놓으며 협상을 교착 상태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그는 "우리는 이집트와 카타르의 형제들이 최근 제안한 휴전안에 동의한다고 발표했고 이는 미국에도 전달됐다"며 "그러나 이스라엘은 라파 교차로를 점령하고 이 지역을 침략하는 방식으로 제안에 응답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하마스를 배제한 전후 가자지구 구상에 대한 어떤 합의도 거부했다고 밝혔다.
AL 22개 회원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이슬람협력기구(OIC)와 함께 연 특별정상회의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회의에서 AL과 OIC 회원국 지도자들은 가자지구를 무차별로 공습하는 이스라엘을 규탄하면서도 징벌적 경제 제재나 정치적 조처를 하지는 않았다.
AL 회원국은 이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국가로 병존하는 '두국가 해법'이 실현될 때까지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에 유엔 평화유지군 파견을 촉구하는 내용의 '마나마 선언'을 발표했다.
의장을 맡은 바레인의 하마드 빈 이사 알칼리파 국왕은 앞서 개회를 선언하며 중동 평화를 위한 국제회의를 개최할 것을 촉구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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