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고속철 요금 최대 39% 인상…"빚많은 지방정부가 보조금 못줘"
중국인들, 부동산 침체 속 "임금 빼고 다 올라" 불만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중국 고속철도 요금이 이례적으로 대폭 인상된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성수기 일등석과 이등석 티켓 가격은 약 20% 인상되고 국제선 여객기의 비즈니스석과 비슷한 VIP 좌석 가격은 최대 39% 오른다.
중국 국영철도그룹은 인상된 고속철 요금이 다음달 15일부터 적용된다고 밝혔다.
가장 이용량이 많은 베이징-상하이 구간 이등석이 2020년 말 8% 오르고 이로부터 1년 뒤 10% 추가 인상된 데 비해 이번 인상 폭은 훨씬 커서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임금이 몇 년째 제자리를 맴돌고 부동산은 침체한 상황에서 이번 '대폭 인상'을 두고 부정적 응이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임금 빼고 모든 것이 올랐다"고 불평했다.
고속철 요금뿐 아니라 올해 초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수도와 가스 요금도 인상됐다.
국영철도그룹 측은 "선로 유지·보수와 고속철 구매비용, 설비 업데이트, 근로자 채용 등이 큰 변화를 겪었다"며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국영철도그룹은 노선 확장에 작년에만 1천80억달러(148조원)를 쏟아부었지만, 영업이익은 4억7천만달러에 그쳤다.
더 근본적으로는 지방정부 부채 문제와 관련이 깊다고 NYT는 짚었다.
중국에서 공공 서비스는 지방정부 보조금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데, 현재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지방정부가 공공 서비스 요금을 낮출 여력이 적어졌다.
또 중국 재정부는 부채가 가장 많은 12개 성(省)에 부채 탕감 대가로 올해 인프라 지출을 줄일 것을 지시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직전부터 현재까지 총연장 약 4만5천㎞에 달하는 고속철도망을 구축했다.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미국 본토를 10번 이상 횡단할 수 있는 길이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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