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법원 '300억 뇌물' 前 고위관료에 사형 집행유예
70대 전직관료 쑨위안량 1심서 중형 선고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중국 법원이 300억원대의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쑨위안량 전 랴오닝성 정협 부주석에 대해 사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9일 보도했다.
허베이성 청더시 중급인민법원은 이날 쑨 전 부주석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뇌물 수수 혐의를 적용, 이같이 선고하고 정치 권리 박탈과 전재산 몰수 처분을 내렸다.
사형 집행유예는 집행을 2년간 유예한 뒤 수형 태도 등을 고려해 무기징역으로 감형하는 중국 특유의 사법 제도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1997년부터 2022년까지 랴오닝성에서 랴오양시 시장, 당서기, 정협 부주석 등 고위직으로 활동하면서 직권을 남용해 1억5천900만 위안(약 302억원)의 뇌물을 수수하고 2천800만 위안(약 53억원)의 재산을 불법적으로 취득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뇌물 수수액이 매우 크고 승진 등의 대가로 먼저 뇌물을 요구하는 등 죄질이 엄중해 중형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다만 뇌물 수수 사실을 자백하고 죄를 뉘우쳐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정상을 참작했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1955년생인 쑨위안량은 랴오닝성 랴오양시 서기 등을 거쳐 2013년부터 성장·장관급으로 분류되는 고위직인 랴오닝성 정협 부주석을 맡아오다 2018년 퇴임했다.
그는 퇴임한 지 4년 만인 2022년 4월 최고사정 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이하 기율·감찰위)로부터 엄중한 기율·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당시 현지 매체들은 그가 공산당 중앙에서 관리하는 고위직 출신 중 2022년 들어 기율·감찰위 조사를 받는 전국의 18번째 '부패 호랑이'(전현직 고위 관료)라고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올해 들어서도 고위직이 부패 혐의로 줄줄이 낙마하는 등 고강도 사정 드라이브가 계속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3월말 공산당 지도부 회의에서 "부패가 번식할 수 있는 토양과 조건을 단호하게 제거해야 한다"고 밝히며 올해도 고강도 반부패 드라이브가 계속될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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