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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무슬림' 사디크 칸, 사상 첫 3선 런던시장 됐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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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무슬림' 사디크 칸, 사상 첫 3선 런던시장 됐다(종합)
노동당 압승 지방선거서 보수당 후보 11%p차로 제치고 당선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지방선거에서 노동당의 사디크 칸(53) 런던 시장이 집권 보수당 후보를 꺾고 3선에 성공했다.
4일(현지시간) 발표된 개표 결과 칸 시장은 지난 2일 치러진 선거에서 43.7%를 득표해 보수당 수전 홀(32.6%)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투표율은 40.5%로, 2021년(42%)이나 2016년(46%)보다 저조했다.
칸 시장은 2016년 처음 런던 시장에 당선된 이래 8년간 재임해 왔다.
직선 런던 시장은 2000년 신설된 자리다. 영국 일부 지역은 직선제로 시장을 뽑지만, 상당수 지역은 지방 의회에서 선출한다.
칸 시장은 각각 8년씩 재임한 켄 리빙스턴(무소속·노동당), 보리스 존슨(보수당)에 이은 세 번째 런던 시장으로, 이번 당선으로 첫 3선 시장이 됐다.
파키스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인 칸 시장은 런던을 비롯해 서구권 주요 수도에서 처음 당선된 무슬림 시장이다.
8남매 중 다섯째로 런던에서 태어난 칸 시장은 어릴 적 아버지는 버스 운전, 어머니는 재봉 일을 했고 공공주택에서 자란 '흙수저' 출신 정치인이다.
이 때문에 정부 내각 참여나 런던 시장 출마 및 당선 등 주요 사건마다 언론에 등장한 그의 이름 앞에는 '버스 기사의 아들'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법학을 전공한 그는 인권 변호사로 일했고 런던 자치구 의원을 거쳐 2005년 하원의원으로 당선돼 중앙 무대로 진출했다.
노동당 고든 브라운 내각에서는 교통부 부장관을 지냈고, 2016년 런던 시장에 처음 당선돼 8년간 시정을 이끌어 왔다.
런던 시장은 인구 900만명, 예산 204억 파운드(약 35조원)의 런던 행정을 총괄하며 주택과 교통, 치안 상당 부분에 대한 권한을 행사한다.

이번 선거에서 칸 시장은 런던 내 모든 공립 초등학교 무상 급식과 대중교통 이용료 2025년까지 동결, 공공주택 4만가구 신축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재임 중 런던 강력범죄 증가와 주택 부족 문제로 비판받았고 친환경 기준 미달 차량에 과금하는 초저배출지역(ULEZ) 확대안도 논란이 됐다.
ULEZ를 처음 도입한 것은 보수당 보리스 존슨 시장 재임기였지만, 이를 런던 외곽으로 확대하려는 칸 시장의 계획은 보수파로부터 비판받았다. 이번에 경쟁한 보수당의 홀 후보는 ULEZ 확대안 폐기를 공약했다.
작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직후부터 휴전을 적극적으로 촉구하면서 인도주의적 구호를 이유로 전쟁을 일시 정지하자고 한 키어 스타머 대표 등 노동당 내 일부 인사와 마찰을 빚었다.
런던에서 이어지고 있는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대한 대응을 둘러싼 논란도 있다.
올해 초에는 보수당의 리 앤더슨 하원의원이 칸 시장을 겨냥해 "이슬람주의자들이 칸 시장과 런던을 장악했다"고 발언해 보수당에서 비판받다가 탈당, 극우 성향의 영국개혁당으로 옮기기도 했다.
칸 시장과 홀 후보의 11%포인트 득표율 격차는 선거 전 여론조사보다는 작은 것이다. 전날 밤 한때 칸 시장이 패배했을 것이라는 소문이 소셜미디어에 떠돌았으며 이날 오전에는 접전이라는 관측이 이어졌다.
지난 2일 치러진 이번 지방선거는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총선의 전초전으로 여겨진다. 런던을 비롯한 직선 광역 단체장 11명과 107개 지방 의회 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투표가 진행됐으며 보수당이 참패하고 노동당이 압승을 거뒀다.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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