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서 유로비전 개막 앞두고 또 쿠란 소각
팔레스타인 지지 대규모 집회 예고…노르웨이·덴마크 경찰 투입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유럽 국가대항 가요제 '유로비전' 개막을 앞두고 개최지인 스웨덴에서 쿠란(이슬람 경전) 소각 시위가 또 벌어졌다.
dpa통신과 독일 슈피겔 등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저녁 스웨덴 말뫼에서 한 남녀가 쿠란을 불태우고 소셜미디어(SNS) 틱톡으로 이를 생중계했다.
말뫼의 유로비전 행사장 인근에서는 팔레스타인 국기를 불태우는 일도 있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스웨덴에서는 지난해도 쿠란을 밟고 불태우는 등 시위가 벌어져 이라크를 비롯한 이슬람권 국가들과 스웨덴 사이 외교 분쟁으로 번졌었다.
독일에서는 지난 3월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 지시로 스웨덴에서 총기 테러를 하려고 계획한 아프가니스탄 국적자 2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스웨덴은 지난해 쿠란 소각 시위 당시 보복 우려에 테러 위험등급을 격상했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소각 시위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고 있다.
유로비전은 결승전 중계 시청자가 2억명 넘는 유럽 최대 팝 음악 축제다. 올해 대회가 개막한 4일부터 우승자를 뽑는 11일까지 개최지인 말뫼에 10만명 넘게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올해는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계획되는 등 긴장감 속에 열리고 있다.
스웨덴 경찰은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에 최대 2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자 덴마크와 노르웨이 경찰 인력을 지원받아 대비하고 있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자국민에게 여행경보를 발령하고 자국 대표로 출전하는 에덴 골란(20)에게는 공식 행사 일정 이외에는 외출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골란은 지난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을 연상시키는 '10월의 비'라는 제목의 곡으로 참가하려다가 정치적 중립을 어겼다는 지적에 제목과 가사를 바꿨다.
스웨덴과 덴마크 등 일부 국가 음악인들은 대회를 개최하는 유럽방송연합(EBU)에 이스라엘 참가를 금지하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열린 2022년 대회에서는 우크라이나 6인조 밴드 '칼루시 오케스트라'가 우승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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