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에 한국산 장갑차 '백호' 달린다…현대로템·STX, 30대 수주(종합)
'830억원 규모' 우선협상자 선정…추후 120대까지 공급 가능
함정 계약 이어 'K방산 수출' 잇단 쾌거…"페루, 중남미 방산 협력 거점"
(멕시코시티·서울=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한상용 기자 = 한국군의 핵심 기동 전력인 차륜형 장갑차가 해외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하게 됐다.
페루 육군이 전력 향상을 위해 도입하는 신규 차륜형 장갑차로 한국의 'K808 백호'를 낙점했기 때문이다.
페루 육군조병창(FAME·파메)은 페루 육군 기동성 향상 프로그램 우선 협상자로 한국의 현대로템(공급자)·STX(계약자)를 선정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현대로템도 이날 파메가 발주한 차륜형 장갑차 공급 사업의 우선 협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현대로템은 최종 계약 후 STX를 통해 페루 육군에 차륜형 장갑차(8×8) K808 백호 30대를 공급한다. 금액은 약 6천만달러(약 828억원) 규모다.
현대로템은 "이번 사업은 현대로템 차륜형 장갑차의 첫 해외 수출이자 국산 전투 장갑차량의 중남미 지역 최초 진출 사례"라고 설명했다.
현대로템·STX는 이번 우선 협상자 선정에 따라 백호 30대(1차)를 시작으로 120대까지 공급 계약을 할 수 있게 됐다.
장갑차 중 차륜형은 캐터필러와 같은 '무한궤도' 없이 일반 차량처럼 개별 바퀴를 굴려 움직이는 형태를 말한다.
K808은 뛰어난 방탄·방폭 성능, 최대 시속 100㎞ 안팎(수중 최대 시속 8㎞)의 민첩성, 기관총 장착, 피탄으로 인한 펑크에도 주행할 수 있는 8륜 런플랫 타이어 장착 등 특장점을 가진 만큼 지상 전투 수행 능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페루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또 K808에는 노면 접지압에 따라 공기압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공기압자동조절장치(CTIS)가 탑재됐다. 수상 추진 장치를 적용해 하천 도하도 가능하다.
이에 앞서 페루 국방부는 지난해 4월 장갑차 구매를 위해 관련 예산을 승인한 바 있다.
당시 페루 국방부 보도자료를 보면 30대 중 18대는 3기갑여단에, 12대는 6기갑여단에 각각 배치할 예정이라고 돼 있다.
현대로템·STX는 파메와 협력해 추후 장기적으로 4륜·6륜 장갑차 및 소형·대형 전술 차량과 구난 차량 등 다양한 기동화 장비를 공급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국방부, 방위사업청, 주페루 한국대사관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반으로 이뤄낸 이번 성과는 한국 방산 수출 역사상 중남미 첫 대규모 전투 장갑차량 공급 사례라고 주페루 대사관은 설명했다.
최종욱 주페루 대사는 "60여년간 이어져 온 우방 관계의 결실로, 페루는 한국의 중남미 방산 협력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며 "카야오 항에서의 대규모 해군 인프라 사업에도 많은 한국 기업이 참여해 양국 간 상호 이익을 증진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차륜형 장갑차의 사상 첫 수출 성과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K-방산의 경쟁력을 알리게 됐다"며 "앞으로도 첨단기술 연구개발과 영업활동에 적극 나서 방산 수출 역량 강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페루에서는 해군 산하 국영 조선사(방산업체)인 시마 페루(SIMA PERU)와 HD현대중공업이 6천억원 규모 함정 4척 현지 공동생산 계약을 했다.
이는 중남미 방산 수출 역사상 최대 규모로, 향후 추가 계약에 따라 수조원대까지 그 규모가 불어날 수 있다.
페루 파메와 현대로템·STX 간 정식 계약식은 이달 중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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