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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 지휘관 절반 제거? 여전히 건재?…"이스라엘 심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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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 지휘관 절반 제거? 여전히 건재?…"이스라엘 심리전"
헤즈볼라는 부인…전문가들 "이스라엘군, 실적 부족에 성과 과장"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이스라엘 북부 국경지대를 공격하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현장 지휘관 상당수를 제거했다는 이스라엘군의 주장과 관련해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반년 넘게 가자 전쟁을 벌이고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제거하지 못한데다, 최근 이란과의 무력충돌 과정에서도 확실한 억지력을 보이지 못했다는 국내 여론을 무마할 목적으로 군사적 성과를 과장한다는 의혹이 고개를 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전날 북부사령부를 방문해 "레바논 남부 지역의 헤즈볼라 지휘관 절반을 제거했다. 나머지 절반은 숨거나 레바논 남부를 버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갈란트 장관은 제거했다는 헤즈볼라 지휘관의 숫자나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헤즈볼라 당국자와 레바논 정보기관 고위 당국자는 갈란트 장관의 주장을 부인했다고 NYT는 전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갈란트 장관의 주장에 회의적인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헤즈볼라와 가까운 레바논 정치 전문가 카셈 카시르는 "이건 심리전"이라면서 "(갈란트 장관의 발언은) 이스라엘 대중에게 군이 목표를 달성 중이란 걸 납득시키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는 10만명에 이르는 헤즈볼라 무장대원을 이끄는 지휘관 270명 가운데 현재까지 목숨을 잃은 건 20명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카시르는 설명했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림 몸타즈 연구원도 "갈란트 장관이 (성과를) 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카디프 대학 소속 헤즈볼라 전문가 아말 사드는 "성공이란 겉모습이 필요한 까닭에 (헤즈볼라 지휘관) 암살을 널리 선전하는 것"이라면서 "이건 군사적 성과 부족을 상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중동내 최대 무장세력으로 알려진 헤즈볼라는 마찬가지로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하마스가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하자 이에 동조해 레바논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스라엘 북부 지역을 공격해 왔다.
이에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 일대에서 활동 중인 헤즈볼라 현장 지휘관들을 겨냥해 표적 공습을 가하고, 시리아 등지의 헤즈볼라의 군사시설을 파괴하는 등 작전을 벌여왔으나 헤즈볼라의 전력을 실질적으로 깎아내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싱크탱크 근동정책연구소의 대테러 프로그램 책임자인 매슈 레빗은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상당수의 무장대원과 지휘관을 상실했다"면서도 "현실은 헤즈볼라에게는 (대기 중인) 선수가 많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스라엘은 지속적으로 표적 공습을 수행해 헤즈볼라를 국경에서 북쪽으로 29㎞ 떨어진 리타니강 이북으로 밀어낸다는 계획이지만 이대로라면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 이후 통과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는 헤즈볼라의 리타니강 이남 주둔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제대로 준수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레바논군 장성 출신의 군사 전문가 일라이어스 한나는 레바논과 이스라엘 국경지대에서 벌어지는 교전의 성격은 "소모전이자 진지전"이라면서 지휘관이 얼마나 많이 제거되든 "헤즈볼라가 작전을 벌이는 방식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친(親)이란 무장세력 연합인 '저항의 축'의 일원인 헤즈볼라는 15만기의 미사일과 로켓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일부는 이스라엘 거의 전역을 타격 가능한 장사정 무기로 알려졌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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