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수소발전 전력 생산비 시장가 3배…산업계 부메랑 우려"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정부가 청정수소 사용 촉진을 위해 6월 도입되는 청정수소발전 의무화제도(CHPS)가 전력 비용을 높여 오히려 수소 산업계 경쟁력을 약화하는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단 우려가 제기됐다.
김철진 SK어드밴스드 대표는 25일 한국화학공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갖고 "현재 청정수소 가격으로 전기를 생산하면 kWh당 400원 정도"라며 "전력시장가격(SMP)의 3배인 전기를 한국전력[015760]이 구매해 팔면 산업용 전기 가격이 올라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화학공학회에서 이번에 새로 출범하는 수소 산업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그는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대책은 반기면서도 방법론 측면에서 산업계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외국은 청정수소를 생산할 때 보조금을 주는 데 우리는 전력에 연계했기 때문에 산업 쪽에서 어떻게 수요에 연계할지 걱정은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의 경우에도 이번 정부의 수정안에서 산업체 목표 달성량을 완화해주고 전력 생산 쪽 감축량을 높여 산업체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좋지만, 한전이 이를 떠안아 전력 가격이 오르면 결국 산업체가 다른 형태로 부담을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대표는 "에너지는 국가 근간이고 산업 근간인데, 정치적 이슈 대신 미래 경쟁력이란 큰 그림 차원에서 잘 합의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학회가 중립적이고 과학적인 특성을 가진 만큼 정부에 중립적 입장을 제안하는 전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 대표는 "학회는 중립적인 단체라 국가 이익을 바라보며 기업들이 합의할 수 있을 거라 본다"며 "기업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큰 그림 하에서 어떻게 행동할지 정책적으로 연결해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회 부회장인 한종희 한국에너지공대 교수는 국내 수소 활용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수전해 기술 등 생산과 수소 저장 기술은 아직 부족하다며 정부가 연구전략을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 교수는 "수전해는 유럽 다국적기업이 150년 전 상용화를 이룬 만큼 이를 따라가기 쉽지 않았는데, 후발주자이던 중국이 어느새 세계 1위에 가까워졌다"며 "중국은 표준화를 통해 똑같은 부품을 여러 차례 만들고 시도하며 기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격차를 유지하거나 선진국을 따라가려면 그런 연구 전략적 측면이 보완돼야 한다"며 "그와 함께 걸맞은 대단위 투자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hj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