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 행보' 시험대…인도양 섬나라 몰디브서 총선 실시
친중 대통령에 野 반발 속 의원 93명 선출…과반의석 안 나올 수도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지난해 하반기 이후 '친중국 행보'를 이어가는 인도양 섬나라 소국 몰디브에서 21일(현지시간) 총선이 실시됐다.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총선은 이날 오전 8시(한국시간 낮 12시) 전국 여러 섬에 있는 600여개 투표소에서 시작됐다.
유권자 28만5천여명은 5년 임기의 단원제 의회 의원 93명을 선출한다.
투표는 오후 5시 30분 종료된다.
개표 결과는 이르면 다음날 새벽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은 당초 3월 17일 실시하기로 했다가 이슬람 단식성월 라마단 이후 치를 수 있도록 한 개정선거법 통과로 이날로 미뤄졌다.
총선은 작년 9월 결선투표를 거쳐 승리한 친중 성향 몰디브국민회의(PNC) 소속 모하메드 무이주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전통적 우방 인도를 제쳐둔 채 친중국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치러지는 것으로, 그의 행보가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무이주 대통령은 출범과 동시에 국내 주둔 중이던 인도군 80여명의 철수를 추진, 다음달 10일까지 철수를 완료하도록 했다.
그는 또 취임 후 첫 해외 방문국으로 인도를 찾는 관행을 깨고 지난 1월 중국을 먼저 방문했다.
몰디브 정부는 지난달 초에는 중국과 군사지원 관련 협정도 체결했다.
이에 대해 친인도 성향인 제1야당 몰디브민주당(MDP)은 무이주 정부 친중 행보에 강력히 반발해왔다.
2019년 총선 때 65석을 차지해 압승을 거둔 MDP는 그동안 의회를 장악해왔다.
다만, 최근 MDP와 PNC에서 각각 일부 세력이 떨어져 나가 별도로 창당하는 등으로 MDP와 PNC의 장악력이 약화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에서는 어느 정당도 과반의석을 차지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무이주 대통령의 한 고위 측근은 AFP통신에 익명을 전제로 "이번 총선에선 지정학적 요소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이주 대통령이 인도군 철수 공약으로 권력을 잡았고 현재 그 일을 하고 있다"면서 "의회는 그의 집권 이후 (새 정부에) 협력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무이주 대통령은 현재 친중국 행보를 보이면서도 인도와도 협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인도와 중국은 인프라 건설 투자 등을 통해 몰디브에 대한 영향력 확대 경쟁을 벌이고 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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