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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살얼음판 증시' 언제까지…반등 기대감 솔솔
중동 위기 속 고환율·금리인하 전망 후퇴로 변동성 장세 지속 전망
주말 나스닥·엔비디아 급락 부담…"불안심리 정점 통과" 낙관론도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지난주 국내 증시는 중동발 리스크가 고조되는 가운데 금리인하 전망이 급속히 후퇴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맞공격으로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하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나들자, 2년 만에 회복한 2,700 고지를 내준 코스피는 맥없이 2,6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속에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 우려로 인한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일각에선 증시의 단기 낙폭이 컸던 만큼 과도한 불안심리에서 벗어나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조심스러운 낙관론도 제기된다.



21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코스피는 2,591.86으로 전주보다 89.96포인트(-3.35%) 내려 4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주(15~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4천410억원어치의 주식 현물과 2조9천395억원어치의 코스피200 선물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프로그램 매매를 포함해 1조1천19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1조4천185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 모두 지난 18일 하루를 제외하고 4거래일 모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주가 포함된 전기전자(-6.00%)를 비롯해 기계(-4.96%), 의약품(-2.94%), 화학(-2.84%), 보험(-2.70%), 의료정밀(-2.40%), 금융(-2.27%), 종이목재(-2.24%), 증권(-1.89%) 등 대부분이 내렸다.
반면 경기방어적 성격이 강한 음식료품(2.40%)과 미국 정부의 중국 견제 및 연이은 수주 소식이 호재가 된 조선주가 포함된 운수장비(1.28%) 등 일부는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841.91을 기록, 한 주간 18.56포인트(-2.15%) 하락해 3주째 내림세를 지속했다.
지난주는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쇼크에서 시작된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미국 소매판매 및 고용 호조의 영향으로 증폭됐다. 물가 둔화 확신을 위해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 같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언급에 당초 올 6월로 예상됐던 금리인하 시기가 4분기로 미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된 탓에 리스크오프(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증시는 급전직하했다.
17일 2,600선이 무너진 코스피는 이튿날 반짝 반등했으나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재보복 공격과 함께 다시금 2,600선 아래로 후퇴했다. 한일 재무당국의 구두개입에 1,370원대로 내려서며 안정을 찾는 듯했던 원/달러 환율도 다시 1,380원대로 올라섰다.



금주도 증시는 중동발 위기는 물론 고환율과 금리인하 전망 후퇴라는 악재가 해소되지 않은 이상 어떤 것도 낙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 이슈를 유심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이란의 반응으로 상황 변화에 따른 유가, 주식시장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와 비교해 이번 사태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면서도 "중동 리스크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짚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소식에 빅테크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나스닥지수가 2% 이상 급락했다. 특히 빅테크 선도주인 엔비디아 주가는 하루 만에 무려 10%나 빠지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4.12%)를 끌어내렸다.
전날(18일)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필요하다면 금리 인상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으로 시장을 긴장시켰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개월 만에 다시 4.6%대로 올라섰으며,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5%를 넘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와 비교한 달러인덱스 역시 106을 넘어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한일 재무당국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환 리스크 완화 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동의 긴장과 미국 금리인하 전망 후퇴는 강달러를 유발하고 이로 인한 환율 상승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달러의 상방 위험이 이미 상당히 반영돼 있긴 하지만 신흥국 환 리스크가 완전히 안정되지는 않은 상태"라며 "따라서 방어적 포지션을 유지한 상태로 시장에 대응해야 하는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재무당국의 실질적 조치가 없는 한 로컬 통화 약세 기조의 완화는 단기적 영향에 그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나 복합적인 악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의 단기 낙폭이 큰 데다 2,600 수준에서 지지를 받은 만큼 반등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온다.
코스피는 근 한 달 사이 고점(2,779.40) 대비 6.7% 하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불안심리가 정점을 통과했다"며 "금주는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도한 데 따른 정상화 국면이 예상된다. 채권금리, 달러화 안정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2,600 하단을 확인했다"며 하반기 실적 호조 기대감 효과로 반도체 및 전력기기 업종의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재보복 역시 이후 상황이 관리되는 모습을 볼 때 당장 전면전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김석환 연구원은 "관련 이슈로 변동성이 확대할 수 있지만, 시장의 방향성을 바꾸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명간 연구원은 "전쟁 우려가 완화한다면 금주 발표되는 메타(24일), 구글·마이크로소프트(25일)의 1분기 실적에 따라 시장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NH투자증권은 금주 코스피 예상치를 2,570~2,690으로 제시했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15일 미국 3월 소매판매
▲ 16일 미국 3월 산업생산, 3월 건축허가·주택착공
▲ 17일 유로존 3월 소비자물가
▲ 18일 미국 4월 필라델피아 연준지수, 3월 기존주택매매, 3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
jo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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