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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탈레반, '이슬람 가치' 위반 이유로 TV채널 2개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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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탈레반, '이슬람 가치' 위반 이유로 TV채널 2개 폐지
탈레반 비판 발언 방송하고 여성 진행자 얼굴 드러내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탈레반이 이슬람과 국가 가치에 반한다며 2개의 텔레비전 방송 채널을 폐지했다.
18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아프간 정보문화부 대변인 쿠바이브 구프란은 TV 채널 '바리아'와 '누르'가 저널리즘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며 해당 방송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구프란 대변인은 "대중에게 혼란을 야기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했고 소유주들은 탈레반 정부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며 "미디어 심의 위원회가 채널 폐지를 결정했고, 해외에 있는 소유주들이 이곳으로 돌아와 제기된 질문에 답할 때까지 운영이 중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리아는 한때 강력한 군벌이자 전 총리였던 굴부딘 헤크마티아르의 아들인 하비부라만 헤크마티아르가 소유주다. 헤크마티아르 부자는 현재 국외 망명 중이며 탈레반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누르 역시 망명 중인 살라후딘 라바니가 소유하고 있다.
그는 2015∼2019년 미국 지원을 받던 아프간 정부에서 외무부 장관을 지냈다. 그의 아버지인 부르하누딘 라바니는 아프간 대통령을 지냈지만 2011년 탈레반 평화 사절로 위장한 테러범의 폭탄 테러로 사망했다.
반탈레반 성향인 아프간언론인센터(AFJC)는 성명을 통해 바리아는 탈레반 정부를 비판하는 굴부딘의 발언을 방송했고, 누르는 음악을 틀고 여성 진행자가 방송에서 얼굴을 드러내 퇴출당했다고 설명했다.
탈레반 당국은 방송에서 음악을 틀지 못하게 하고 있으며 여성 TV 진행자에게 부르카 등으로 얼굴을 가리도록 하고 있다.
AFJC는 두 채널의 정지에 대해 "국가 언론법을 침해하고 언론 자유를 억압하려는 노골적인 시도"라고 비판했다.
탈레반의 결정에 하비부라만은 엑스(X·옛 트위터)에 "바리아는 탈레반의 가치가 아닌 종교적 국가적 가치를 생각한다"며 "우리가 침묵하는 것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재집권 이후 강력한 언론 탄압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많은 언론사가 문을 닫았고, 취재하던 언론인이 대거 구금되기도 했다.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지난달 아프간 미디어 환경에 대해 "억압적인 탈레반에 의해 질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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