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우려에 亞증시 약세…"금값 2천700달러 가능성"(종합2보)
한국, 일본, 대만, 호주 주가지수↓…중국은 부양책에 상승
亞 주요 통화 달러 대비 약세…엔/달러 환율 34년 만에 최고
일각서 시장 안정 기대…이스라엘 증시 오르고 유가 상승세 주춤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15일(이하 현지시간) 아시아 증시는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이날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장 대비 0.74% 내린 39,232.80으로 장을 마쳤다.
한국 코스피(-0.42%)와 호주 S&P/ASX 200지수(-0.46%), 대만 자취안지수(-1.38%)도 하락했고, 홍콩 항셍지수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다만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1.26%)는 당국의 증시 부양책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앞서 중국 국무원은 12일 증시 상장 기준을 강화하고 불법 주식 매매를 단속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유로화·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주춤한 모습이지만, 아시아 주요 통화는 달러 대비 약세다.
12일 한때 106.109까지 찍었던 달러인덱스는 이날 한국시간 오후 4시 6분 기준 전장 대비 0.057 하락한 105.981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8.6원 오른 1,384.0원으로 장을 마치며 연고점을 높였고, 엔/달러 환율 역시 장중 한때 153.87엔을 찍으며 3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말레이시아 링깃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1998년 아시아 경제위기 이후 26년 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란은 13일 밤 무인기(드론)와 순항미사일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 영토에 대한 직접 공격을 단행했고, 이에 따라 국제 유가 상승 및 주요국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아시아 증시 약세에는 중동 긴장과 함께 지난주 미국 시장 흐름도 영향을 끼쳤다고 봤다. 예상치를 밑돈 미국 은행들의 실적 발표,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12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1.24%)를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1.46%), 나스닥지수(-1.62%) 등이 모두 1% 넘게 하락했다.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국제 금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임박했던 12일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장중에 온스당 2천431.52달러를 찍는 등 처음으로 2천400달러선을 넘어섰다가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며 2천344.37달러로 거래를 마친 바 있다.
15일 금 가격은 전장 대비 0.45% 오른 2천355 달러를 기록 중이다.
일각에서는 금 가격이 올해 들어 14% 넘게 오른 만큼 랠리가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지정학적 우려 고조 시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는 기대가 나온다.
최근 월가 은행 다수가 금 가격 목표가를 상향한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이날 연말 금 가격 전망치를 온스당 2천700달러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에서 금리 인하가 현실화할 경우 금값 상승세가 강해질 수 있다고 봤다.
KCM트레이드의 팀 워터러는 금에 대해 올해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해야 할 자산'이라고 평가하면서 중기적으로 금값이 2천5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이란이 보복 공격을 예고했던 지난주와 비교해 글로벌 시장이 안정 신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스라엘 증시의 TA-35 지수는 14일 등락을 거듭하다 0.27% 상승 마감했고 15일에도 장 초반 1% 넘게 상승 중이다. 14일 사우디아라비아(TASI)와 카타르(QSI) 주요 주가지수는 각각 0.3%, 0.8% 하락했다.
이날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0.72% 내린 배럴당 85.04달러, 6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0.65% 내린 배럴당 89.8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란의 공격 소식이 알려진 직후 급락했다가 낙폭을 일부 만회한 상태다.
홍콩 당국이 이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2.56% 오른 6만6천350달러, 이더리움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4.91% 오른 3,235.65달러 수준이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관련 선물은 0.4% 오른 상태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 100 관련 선물도 각각 0.47%, 0.48%가량 오른 채 거래되고 있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가 이번 공격은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폭격에 대한 대응이라면서 "그 문제는 종결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시장 불안을 어느 정도 진정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미국이 이스라엘의 반격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이스라엘의 피해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스라엘의 다음 대응을 주시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아직 군사작전이 끝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IG마켓츠의 한 애널리스트는 "조용한 시장 반응은 현재의 매우 복잡한 시장 심리에 따른 것일 수 있다"면서 "시장 참여자들은 분명히 이번 공격이 1회성 사건일 수 있다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향후 전개 양상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미국·영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시카고상업거래소(CME)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러시아산 알루미늄·구리 등의 신규 생산 물량 거래를 금지한 가운데, 이들 금속 가격은 오름세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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