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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간 100만명 살해' 르완다 대학살 30주기 추모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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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간 100만명 살해' 르완다 대학살 30주기 추모식(종합)
클린턴 전 대통령 등 정상급 외빈 30여명 참석
카가메 대통령 "국제사회 책임" 상기…국가애도주간 선포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현대사의 가장 비극적인 장면 중 하나로 기록된 르완다 대학살 30주기를 맞아 7일(현지시간) 르완다 수도 키갈리의 대학살 기념관에서 추모식이 열렸다.
이날 추모식에서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무관심이었든 비겁함이었든 우리 모두를 실패하게 만든 것은 국제사회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얻은 교훈은 피로 새겨졌다"며 "우리 국민은 다시는 죽도록 방치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사에 참석한 무사 파키 마하마트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도 "AU를 비롯한 그 누구도 당시 무대응으로부터 면책될 수 없다"며 반성의 메시지를 냈다.
르완다 정부는 그간 대학살이 일어난 1994년 당시 참극에 대한 경고를 무시한 국제사회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고 이에 일부 서방 지도자가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르완다 대학살을 자신의 집권 기간 중 가장 큰 실패라고 했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30주기 추모식에 직접 참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추모식에 앞서 사전 녹화한 영상에서 프랑스가 동맹과 함께 대량 학살을 막을 수 있었지만 그럴 의지가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에서 "우리는 100일간의 공포, 르완다 국민이 겪은 고통과 상실, 증오로 덮을 수 없는 우리 모두를 이어주는 인류애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U의 전신인 아프리카단결기구(OAU) 진상조사위원회에 따르면 미국은 당시 학살 전개 과정을 인지했는데도 사태 개입을 꺼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프랑스 등과 함께 르완다 민간인 보호를 위한 평화유지군 병력 강화에 반대했다.
특히 당시 어떤 국가보다 르완다 집권 세력과 가까웠던 프랑스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으나 대학살을 막기 위한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고 진상조사위는 비판했다.

카가메 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이스라엘 대통령 등 30여명의 정상급 외빈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대학살 기념관에 화환을 놓고 추모의 불꽃을 밝히고 1주일의 '국가 애도 주간'과 100일 추모 기간의 시작을 알렸다.
국가 애도 주간엔 모든 관공서에는 조기가 게양되며 공공장소나 라디오에서는 음악이 허용되지 않는다. 추모와 관련 없는 스포츠 경기와 영화도 TV에서 금지된다.
1994년 4월 6일 키갈리 상공에서 다수 부족인 후투족 출신 쥐베날 하비아리마나 대통령이 탄 전용기가 미사일에 격추당해 암살당했다.
대통령 경호부대는 소수파 투치족 무장조직을 배후로 지목하고 다음 날부터 투치족과 일부 온건파 후투족을 상대로 무차별 학살에 나섰다. 약 100일간 이어진 학살로 희생된 사람만 80만∼100만명에 달하고 최소 25만명의 여성이 강간당했다.
르완다 대학살은 인류사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은 사람이 폭력 사태로 죽은 사건으로 기록된다.
카가메 대통령은 당시 36세의 나이로 소수 투치족 반군 르완다애국전선(RPF)를 이끌고 키갈리에 입성, 100여일간 이어진 학살을 종식하고 권좌에 올랐다.
1994∼2000년 부통령을 거쳐 2000년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사실상 르완다를 통치하다가 2003년 대선을 치르고 대통령에 정식 취임한 그는 대학살 이후 괄목할만한 경제 발전을 이뤘으나 질서 회복을 위한 철권통치로 비판도 많이 받는다.
2010년 재선, 2017년 3선에 성공한 그는 올해 7월 대선에서 4선에 도전한다.
hyunmin6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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