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75주년 나토에 "우크라 위기, 국경 넘을수도" 날선 경고
"러, 나토 공격 의도 없어…우크라는 나토의 반러시아 도구"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가 4일(현지시간) 창설 75주년을 맞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겨냥해 "우크라이나 위기가 국경을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알렉산드르 그루시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이날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인터뷰에서 "나토 회원국 중 한두 곳이라도 모험적인 행동을 한다면 우크라이나 위기는 지리적 경계를 넘어 완전히 다른 규모로 증폭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으며 "서방이 긴장 고조의 길을 따를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루시코 차관은 과거 러시아가 나토에 안보 보장 협정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면서 "나토가 러시아를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하는데 서방과 안보 보장 협정 가능성을 논의하는 것은 의미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와 나토 관계가 예측할 수 있고 고의적인 방식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나토는 러시아를 상대로 하이브리드 전쟁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그 위성 국가들은 러시아와의 상호작용과 대화 채널을 '제로'(0)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모든 조치를 했다"고 지적했다.
그루시코 차관은 나토가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충돌할 준비를 하는지는 나토에 직접 물어봐야 한다면서 "우리는 그럴(나토와 군사 충돌할)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타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반(反)러시아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자발적이 아니라 구속력 있는 방식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며 "이는 나토의 반러시아 성격과 우크라이나를 도구로 이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그의 발언은 우리가 오랫동안 표현해왔지만, 나토는 부인했던 개념을 입증하는 증거"라며 "나토는 우리나라를 겨냥한 공격적인 블록이고 우리나라는 그들의 주요 표적"이라고 말했다.
알렉산드르 토코비닌 주벨기에 러시아 대사는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나토가 러시아에 대해 일으킨 하이브리드 전쟁은 40년 냉전 역사에도 유례가 없는 전례 없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냉전 시대에 옛 소련과 미국이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마련한 안전장치들이 이제 파괴돼 상황이 복잡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러시아와 나토의 대화가 단절됐다면서도 "필요하면 주벨기에 러시아 대사관을 통해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채널은 여전히 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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