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당한 구호단체 설립 스타 셰프 "이스라엘의 의도적 공격"
호세 안드레스 로이터 인터뷰 "이스라엘군, 체계적으로 차량마다 조준"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구호 활동 도중 폭격을 당한 월드센트럴키친(WCK)의 창립자 스타 셰프 호세 안드레스는 3일(현지시간) 이번 폭격이 의도적인 것이라고 강도 높게 규탄했다.
안드레스는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단순히 잘못된 장소에 폭탄을 투하한 운 나쁜 상황으로 볼 수 없다"면서 이스라엘군이 체계적으로 구호 트럭을 차량 별로 조준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번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의도하지 않은 사고'라며 오폭을 인정했고, 이스라엘군 고위당국자도 '실수'였다고 해명하며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안드레스는 "1.5km, 1.8km 거리의 인도주의 호송 행렬이었고, 트럭 지붕에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색색의 로고 깃발이 표시돼 있었다"면서 "우리가 누구이고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매우 분명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WCK는 이스라엘군과 지속적인 소통 중이었으며 그들의 위치를 이스라엘 측에서 파악하고 있었다면서 "그들은 우리를 자신들의 통제하에 있는 충돌 방지 구역에서 겨냥했다. 그들은 우리 팀이 그 도로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안드레스 셰프는 오폭이었다는 이스라엘 측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면서 "설사 우리가 그들과 협력 중이 아니였다고 하더라도, 어떤 민주주의 국가의 어떤 군도 민간인과 인도주의 세력을 겨냥해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안드레스 셰프는 "미국 정부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이 전쟁을 끝내라고 더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며 "미국 정부가 인도주의 지원과 동시에 이스라엘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도 비판했다.
안드레스 셰프는 또 이날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도 이스라엘 정부와 소통 중이었다는 점을 확인하며 전쟁 중단을 촉구했다.
그는 "가자에서 사망한 8명의 직원은 인도주의의 정수"라며 이 공습은 식량을 운반 중이던 이들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공격이라고 규탄했다.
그는 "우리는 이스라엘군과 지속적 연락을 이어 왔으며, 가자 측과도 긴밀하게 소통해 왔다"면서 "이스라엘 정부는 인도주의 지원을 위해 더 많은 육로를 개방해야 하고, 민간인과 인도주의 인력에 대한 살상을 멈춰야 하며, 평화를 향한 오랜 여정을 오늘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1일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서는 창고에 구호용 식량을 전달하고 떠나던 국제구호단체 WCK 소속 차량 3대가 공습을 받았다.
이 공습으로 폴란드, 호주, 영국, 미국·캐나다 이중 국적 직원 등 모두 7명이 사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사건과 관련, 성명을 내고 "(이번 일에) 분노하고 비통하다"면서 "이스라엘은 구호 요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이스라엘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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