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명목상 최고위직' 총독에 양성평등 운동가 모스틴 지명
여성으론 2번째로 英 찰스3세 대리…군 통수권 등 '상징적 권한' 행사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명목상 호주 최고위직인 호주 총독에 사업가이자 법률가, 양성평등 운동가인 서맨사 모스틴(59)이 지명됐다.
3일(현지시간) AAP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 국가 원수인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의 추천을 받아 제28대 호주 총독으로 모스틴을 지명했다.
그가 오는 7월 총독에 취임하면 25대 호주 총독을 지낸 쿠엔틴 브라이스에 이어 호주의 두 번째 여성 총독이 된다.
앨버니지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차기 총독을 발표하며 "모스틴은 호주를 대표하는 탁월한 지도자"라고 설명했고, 모스틴은 "정직과 연민, 존경심을 갖고 봉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모스틴은 호주 캔버라에서 육군 장교의 딸로 태어나 호주국립대학(ANU)에서 예술과 법학을 전공했다.
그는 트랜스어반,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등 기업과 비영리 단체에서 일했고, 호주 씨티은행 의장을 역임했다.
호주풋볼리그(AFL) 위원회 첫 여성 위원으로도 활동했으며 2017년 호주여자풋볼리그(AFLW) 설립을 주도했다. 여성 기후행동 단체인 '원 밀리언 우먼'의 창립 후원자이자 의장을 맡았고, 시드니 시어터 컴퍼니 이사와 호주 박물관 이사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현재는 호주 연방정부 여성 경제 평등 태스크포스 위원장을 맡고 있다.
입헌 군주제인 호주는 찰스 3세 국왕이 국가 원수다. 하지만 영국에 머물고 있어 국왕을 대리하는 총독이 호주에서 가장 높은 직책이다.
총독은 형식상 국왕을 대리하는 군 통수권자이며 총리와 내각 등의 임명·해임권, 의회 해산권, 법안 승인 및 거부권 등을 갖고 있다.
이런 권한은 총리의 조언을 받아 상징적으로 행사한다.
하지만 1975년 존 커 총독은 의회의 장기 교착상태를 이유로 고프 휘틀럼 당시 총리를 해임한 뒤 야당인 자유당 대표를 과도내각 총리로 임명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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