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부통령 후보 물색 본격…명단 만들고 조사 착수
캠프 총괄 수지 와일스 주도 명단 작업…후보 조사 외부기관도 고용
확장성·충성심 고려 사항…팀 스콧·크리스티 노엄·엘리즈 스테파닉 등 거론
트럼프, TV쇼 '어프렌티스' 스타일…평가 수시로 바뀌고 마지막까지 안갯속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내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 물색이 본궤도에 들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31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캠프를 총괄하는 수지 와일스 주도로 10여명의 공화당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부통령 후보군 좁히기 작업이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캠프측은 물망에 오른 후보들의 자료 조사를 위해 별도의 외부 기관도 고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6년 대선 당시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선택에 영향을 미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역시 상황을 보고받고 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들인 트럼프 주니어의 경우 아버지와 자주 이 문제에 대해 의논한다고 확인한 바 있다.
명단에 포함된 인사들은 시시 때때로 바뀌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공화당 유일 흑인 상원의원이자 경선 사퇴 후 열성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팀 스콧 의원을 포함해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아이비리그 청문회'로 주가를 올린 엘리즈 스테파닉 하원의원과, 첫 힌두교 의원이었던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 J.D. 밴스 상원의원, 바이런 도널즈 하원의원 등이 기본적으로 포함됐다고 한다.
이들은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투사'라며 충성심을 높이 샀던 인물들이다.
이밖에 사라 허커비 샌더스 아칸소 주지사, 공화당 경선 주자였던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국정 연설에 반대 연설을 했던 케이티 브릿 최연소 여성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도 거론된다.
공화당 안팎에서는 부통령의 기본적인 자질로 극우층을 중심으로 확실한 기반을 다지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 세력을 여성 및 유색 인종, 중도층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는 보완성을 꼽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은 비상 상황에서 자신을 대신할 '대통령감'을 찾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4년 임기를 마치면 물러나야 하는 만큼 2028년 대선에서 후보로 나설 만한 인물이 부통령에 뽑혀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된 상황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2020년 대선 결과 추인 과정에서 펜스 전 부통령의 이른바 '배신'을 거론, 충성심 있는 투사를 선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크고 작은 사적인 만남에서 부통령 후보들의 구체적 이름을 거론하며 의견을 듣기도 하고 본인의 하마평을 내놓기도 하지만, 이는 변덕스럽기 그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일례로 몇주전 플로리다 팜 비치 저택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인들을 포함한 인사들과 회동할 당시 그는 스테파닉 의원과 개버드 전의원에 대해 높게 평가한 반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스콧 의원에 대해서는 '대통령감이 아니다'라며 박한 점수를 준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지난주에는 스콧 의원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스타덤의 기틀을 잡아 준 TV 리얼리티 쇼 '어프렌티스' 특유의 종잡을 수 없는 스타일이라고 한 측근은 분위기를 전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이름이 떠도는 사람들은 실체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화당 토미 터버빌 상원의원은 "만약 누군가의 이름을 들었다면, 그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정치 선동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7월 예정된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공화당 전당대회 이전까지만 부통령 후보를 선정하면 된다.
폴리티코는 "부통령 후보 선정이 임박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 이전에 넘어야 할 사법적 과제가 산더미"라고 지적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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