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철 GIST 총장 "R&D 예산 삭감, 정부 정책 실패라 생각"
"R&D 예산 정부 총지출 4.5% 적당…인건비 성격 과제 20% 비중 필요"
GIST, 4월 지주회사 설립…AI정책전략대학원 서울·세종·광주에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임기철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은 28일 정부가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한 과정에 대해 "지난해 한 것은 정부 정책 실패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총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부가 지난해 분야별 심층 검토 없이 너무 기술적으로 감축한 면이 있다"며 "전문가 몇 분만 모시고 일주일만 하더라도 그런 식으로 하지 않을 수 있다" 말했다.
과학정책 전문가인 임 총장은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 과학기술비서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7월 GIST 9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정부가 총지출의 5%를 R&D 예산으로 투입하겠다는 기조에 대해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부원장 시절 총요소생산성(TFP)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를 제시하며 R&D 예산이 정부 총지출의 4.5% 정도 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올해 총지출이 660조원 정도라는데 (4.5%면) 절대 작지 않다"며 세수와 복지 수요 등을 감안하면 이 정도 규모가 적당하다고 의견을 냈다.
임 총장은 내년도 R&D 예산에 대해서는 "인건비에 해당하는 과제는 손을 대지 말고 확충해주는 게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20% 정도는 이런 분야에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구 장비나 의료 장비의 국산화율이 10%에 불과하다며 이 부분에도 투자가 필요하고, 광주지역에서 GIST가 강점을 갖는 광학장비를 중심으로 한 산업을 일으키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의대 정원과 관련해 그는 10% 정도를 의사과학자로 육성해야 한다며 "향후 보건의료 기술이나 신약개발에 활용할 수 있고, 유사시 일종의 의사 예비역으로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총장은 취임 후 7개월간 혁신방안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며 그 대표 사례로 9월 서울과 세종, 광주에 설립 예정인 인공지능(AI)정책전략대학원을 들었다.
그는 "세종은 AI 정책 중심으로 공무원 등을 모집하고 서울은 서울역 인근에 사무실을 마련해 기업인 중심으로 모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체 예산 확보를 위해 GIST 지주회사(홀딩스)를 내달 발족하고 초대 대표로는 여주상 전 마젤란기술투자 대표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또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 연설기록비서관을 지낸 정용화 박사를 대외부총장으로 영입하는 등 발전기금 모금 확대를 위한 작업에도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임 총장은 "학생 기숙사가 30년 이상 낡은 상황으로 이런 데 기금을 투자할 것"이라며 석학 초빙 등을 위해서도 기금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그는 기초과학연구원(IBS)에 2개 연구단 신규 유치를 진행 중이며 IBS 유치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내년 생명과학 분야 연구단 유치와 2030년 연구동 건립을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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