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핑다오에 '중궤도 위성' 인터넷 개통…"유사시 대비"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만이 실효 지배 중인 남태평양 타이핑다오(太平島·영어명 이투 아바)에 중궤도 위성을 이용한 인터넷을 우선 개통할 예정이라고 중국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이 28일 보도했다.
대만 디지털발전부(MODA)는 전날 대만이 전시, 지진 및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네트워크의 완전 단절에 대응하기 위해 '육해공 비상 통신망 구축, 통신망 방호 강화, 보급 및 통신 광대역망 구축' 등 3대 전략을 세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육해공 비상 통신망의 구축은 긴급 상황시 기존 상용 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구축하는 다원화한 이중 비상 통신 시스템으로, 비동기 궤도 위성 통신 시스템을 활용한다.
디지털발전부는 지난해부터 영국 위성 인터넷 기업 '원웹'(OneWeb)의 저궤도 위성을 주축으로, 룩셈부르크 위성 기업 SES의 중궤도 위성을 백업용으로 하는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면서 테스트는 연내에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에 대만 전 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원웹의 저궤도 위성을 통해 앞으로 대만에는 770개 이상의 위성 단말기 네트워크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탕펑 MODA 장관은 현재 동기 위성을 사용하는 타이핑다오에서 내달 말 이전에 중궤도 위성을 이용한 인터넷 접속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중궤도 위성을 이용하면 현재보다 대역폭이 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계획은 중국의 침공 가능성과 남중국해에서의 비상상황 발생 등에 대비하려는 군사적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대만은 외국과 주고받는 데이터·음성 트래픽의 95%를 14개의 해저 케이블에 의존하는 탓에 중국의 침공 등 유사시 '인터넷 정전'을 막기 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지난해 2월에는 대만 본섬과 중국 인근의 대만 영토 마쭈섬 사이에 설치된 해저케이블 2개가 중국 어선·화물선에 의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해저케이블이 공격받아 절단되면 대만 전체의 인터넷이 끊기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전날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중국군 군용기 20대와 군함 8척을 각각 포착했으며 이 가운데 군용기 14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북부 공역과 서남 및 동남 공역에 나타났다고 밝혔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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