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볼티모어 교량붕괴 시신 한 구 수습…"공급망 타격"
국토부 장관 "장기적 영향 불가피…정상화 쉽지 않을 것"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구에서 26일(현지시간) 발생한 대형 교량 붕괴 사고 대응 조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신 한 구가 수습된 것으로 전해졌다.
CNN 방송은 필리샤 포터 볼티모어 시의원을 인용, 이날 새벽 발생한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붕괴 사고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포터 의원은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고 들었다"며 해안에서 시신을 수습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 1시 27분께 볼티모어항을 출발한 싱가포르 국적의 컨테이너선 '달리'가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와 충돌, 20여초만에 다리 대부분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교량 위에는 포트홀(도로 파임) 작업을 하던 인부 8명이 머물고 있었으며, 이들 중 2명은 구조됐고 나머지는 실종 상태다.
사고 이후 볼티모어항의 선박 출입은 중지된 상태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별도 회견에서 "이번 일로 공급망에 중대하고 장기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항구를 다시 열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예상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부티지지 장관은 "이 다리는 대부분 우리보다 더 오랫 동안 이 지역 스카이라인의 일부였다"며 "정상화의 길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톰 페레즈 백악관 보좌관도 기자들과 만나 "복구가 되도록 이른 시일에 이뤄지길 바라지만, 할 일이 많다"며 교량 재건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 예측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 육군 공병단 사령관이 볼티모어 항과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 준비돼 있다"며 "아직까지 메릴랜드주에서 공식적으로 지원 요청이 온 바는 없다"고 확인했다.
키 브리지 다리는 퍼탭스코 강 하류에 있는 볼티모어 항 외곽을 가로지르는 길이 약 2.6㎞의 교량이다. 전체 교량 중 56m가량이 강물 위를 지나고 있으며 이번 사고로 해당 구간 대부분이 붕괴됐다.
1977년 개통한 이 다리는 695번 주간 고속도로의 일부다.
양방향 4차선인 이 다리로 수천대의 차량이 매일 통행하고 있다고 AP통신 등은 보도했다. 사고가 낮 시간대에 발생했으면 인명 피해가 훨씬 더 컸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볼티모어항은 미국 동부 해안에서 가장 붐비는 항구 중 하나로, 메릴랜드 항만청에 따르면 지난해 최소 75만대의 차량이 볼티모어항에서 처리됐다.
다만 전체적인 컨테이너항구 규모로는 미국 북동부 항구 중 가장 작은 항구에 속하며 뉴욕 및 뉴저지 항구 물동량의 10분의 1 수준을 처리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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