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때리기'만으론 대선 못 이겨"…美 공화당 내부서 우려
"바이든 심판 투표 만들어선 안 돼…공화당 정책 긍정 사례 보여줘야"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 '네거티브' 전략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때리기'만으로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우려가 공화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주 정부 당국자들을 지원하는 조직인 '공화당 주 리더십 위원회'(RSLC)의 디 덩컨 회장은 최근 당원들에게 전달한 메시지에서 "이번 선거가 오로지 바이든을 향한 국민투표에만 그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덩컨 회장은 바이든 비난에만 집중한 선거 캠페인에 반대하며 모든 선거 운동은 공화당 정책의 긍정적인 사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공화당이 2022년 중간 선거에서 패배한 것도 분명한 정책 공약 없이 '바이든 때리기'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라고도 지적했다.
덩컨 회장은 "우리는 2022년의 실수로부터 배워야 하며 선거 운동 메시지에서 바이든만을 표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대선과 동시에 실시되는 주 상·하원 등 다른 선출직 선거인 이른바 '다운밸럿'(down-ballot) 선거에서는 이러한 '바이든 비난' 전략이 더욱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덩컨 회장은 RSLC 산하 정책 그룹에서 내부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낙태권 논쟁과 더불어 대선에서 쟁점이 됐던 체외 인공수정(IVF)과 관련해, 불임 및 난임 시술을 돕는 의사와 기관을 상식적인 선에서 보호하는 것에 찬성한 후보자를 지지할 가능성은 58% 더 높았다고 전했다.
이는 다운밸럿 선거에서는 후보의 바이든 지지 여부보다는 정책적 입장을 더 고려해 투표하는 경향이 있으며, 따라서 '바이든 때리기' 전략이 가져다주는 지지층 결집 효과도 더 적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RSLC는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하면서 유권자들이 민주당이 주된 쟁점으로 제시한 낙태권이나 미국 정치의 민주주의 회복보다는 경제, 범죄율, 불법 이민 등의 문제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악시오스는 이런 RSLC의 조언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다른 공화당 상·하원 후보들이 채택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그간 트럼프 캠프는 주로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국정 지지율을 이용해 이번 대선을 바이든에 대한 '국민 심판 투표'로 만드는 것에 집중해왔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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