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제 성분 4급 암모늄 화합물·난연제, 뇌 건강 위협"
美 연구팀 "QAC·유기인산염, 신경세포 희소돌기아교세포 손상"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개인 위생용품·소독제 등 성분인 4급 암모늄 화합물(QAC)과 전자제품·가구 등의 난연제 성분인 유기인산염이 신경세포 구성 요소를 손상해 신경계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 폴 테사르 교수팀은 26일 과학 저널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에서 흔한 환경 오염 화합물 1천800여 종이 중추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결과 4급 암모늄 화합물과 유기인산염이 신경세포의 중요 구송 요소인 희소돌기아교세포를 손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테사르 교수는 "희소돌기아교세포 손실은 다발성 경화증 같은 신경질환의 원인"이라며 "이 결과는 소비자 제품 속 화학물질이 중추신경계에 직접 해를 끼칠 수 있는 신경질환 위험 요소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4급 암모늄 화합물(quaternary ammonium compound)은 각종 위생용품과 소독제 등의 성분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용량이 급격히 늘었으며 유기인산염(organophosphate)은 가구나 전자제품 등 가정용품에 난연제로 많이 사용되는 물질이다.
연구팀은 신경질환은 세계 수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유전적 요인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이는 알려지지 않은 환경적 요인이 신경질환의 중요한 원인임을 시사한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주변에서 빠르게 증가하는 환경 오염 물질에 속하는 화학물질 1천823종의 독성을 평가하고, 세포 및 오르가노이드(장기유사체) 시스템, 생쥐를 이용해 이들 물질이 희소돌기아교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희소돌기아교세포(oligodendrocyte)는 아교세포(Glia)의 일종으로 중추신경계에서 신경세포의 축삭돌기(Axon)를 감싸는 미엘린초(Myelin sheath)를 형성, 뉴런의 기능을 유지하고 구조적으로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세포 실험 결과 4급 암모늄 화합물은 희소돌기아교세포를 사멸시키고, 유기인산염은 희소돌기아교세포의 성숙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4급 암모늄 화합물과 유기인산염에 생쥐와 인간 피질 발달단계 오르가노이드를 노출한 결과 각각 희소돌기아교세포의 발달이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제1 저자인 에린 콘 연구원(박사과정)은 "희소돌기아교세포가 4급 암모늄 화합물과 유기인산염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 물질에 대한 노출을 이해하면 일부 신경계 질환 발생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테사르 교수는 "이 결과는 일반적인 가정용 화학물질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조사 필요성을 시사한다"며 "이 연구가 화학물질 노출을 최소화하고 건강 보호를 위한 규제나 개입 결정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Neuroscience, Paul Tesar et al., 'Pervasive environmental chemicals impair oligodendrocyte development', http://dx.doi.org/10.1038/s41593-024-015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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