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4년간 매출 1조 증발…신규 M&A 나서나
"외형 지탱할 인수 필요"…카카오도 작년 매출 5천488억 '뚝'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카카오모빌리티가 매출 인식 회계 기준을 기존 총액법에서 순액법으로 변경하면서 지난 4년간 증발한 매출액이 1조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모빌리티가 최근 기재 정정한 2020년 연결 기준 매출은 기존 2천801억원에서 1천947억원으로 854억원 줄었다.
2021년은 5천465억원에서 3천203억원으로, 2022년은 7천915억원에서 4천837억원으로 각각 2천262억원, 3천78억원 감소했다.
또 모빌리티가 최근 주주들에게 발송한 주주총회 소집 통지서 내 재무제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6천14억원이다.
기존 총액법 적용 시 1조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4천억원 안팎 줄어든 셈이다.
이로써 지난 4년간(2020∼2023년)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액 감소액은 1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택시 사업을 하면서 기사(개인택시)나 택시회사(법인 택시)로부터 운행 매출의 20%를 로열티 명목으로 받는 대신, 업무제휴 계약으로 이들 사업자에 광고와 데이터 등의 대가로 16∼17%를 돌려줬다.
이런 방식으로 모빌리티는 매출에 총액법을 적용해 20% 전체를 자사 매출로 계상해왔다.
그러나 금감원은 이 경우 순액법을 적용하고 운임의 3∼4%만을 매출로 계상해야 했다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감리를 진행해왔다.
지난달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2020년부터 매출을 위법하게 부풀린 분식회계 혐의(외부감사법 위반)에 고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회사에 최고 수위의 제재를 사전 통지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는 재무제표상 매출 인식 회계 기준을 올해부터 순액법으로 변경하고, 과거 수치 또한 순액법에 따라 정정 공시한 것이다.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신규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관측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출이 기업 가치와 연결되는 만큼, 카카오모빌리티의 입장에서는 외형 성장을 지탱할 매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국민대 경영대학 남영호 명예교수는 "재무적 투자자는 전략적 투자자(SI)와 달라 일정 기간 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상장을 하지 못하면 M&A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법을 쓴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감소에 따라 2020∼2023년 카카오[035720] 그룹 전체의 실적도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의 경우 카카오의 연결 기준 매출은 7조5천570억원으로, 지난달 잠정 공시한 8조1천58억원보다 5천488억원이나 줄었다.
영업이익도 5천19억원에서 4천609억원으로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앞자리 숫자가 바뀐 셈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사업 매출과 카카오커머스 일부 매출을 기존 총액법에서 순액법으로 바꿔 적용한 것이 주된 이유"라며 "일부 연결 종속회사의 장기근속 휴가에 대한 기타 종업원부채 추가 인식, 기타 이연 법인세 부채 정정 등으로 손익도 일부 축소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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