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 소셜' 뉴욕증시 우회 상장…트럼프 지분가치 4조원대(종합)
기업인수목적회사와 합병 방식 상장…합병기업 주가는 발표 후 14%↓
사법 리스크발 재정위기 잠재적 완화 기대…당장 현금화는 어려워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이 뉴욕증시에 상장된다.
상장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진 지분 가치가 4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잇단 소송 패소로 인한 재정난으로부터 한숨 돌릴 기회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매체 보도에 따르면 기업인수목적회사인 디지털 월드 애퀴지션(DWAC)은 이날 주주총회를 열어 트루스소셜의 모회사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TMTG)과의 합병을 승인했다.
기업인수목적회사는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특수회사다. 피인수 기업은 까다로운 기업공개 절차를 우회해 증시에 상장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주총 승인으로 합병이 완료된 만큼 DWAC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니셜을 딴 종목코드 'DJT'로 내주부터 뉴욕증시에서 거래될 전망이다.
2021년 10월부터 TMTG와 합병을 추진해 온 DWAC는 이후 규정 위반 등의 문제로 당국 조사를 받는 등 난항을 겪어왔다.
그러나 재집권에 도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로 자리를 굳혀가면서 DWAC의 주가는 올해 들어 2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트루스 소셜의 연이은 적자 운영에도 불구하고 이런 주가 상승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DWAC 주주 대다수를 차지하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적극적인 매수 공세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루스 소셜의 DWAC 기업 가치는 약 55억 달러(약 7조3천억원)로 평가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유한 약 60%의 지분은 평가가치가 약 30억 달러(약 4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판단했다.
이에 따라 각종 사법 리스크 비용으로 재정 위기에 놓인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재정난이 잠재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번 합병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현금 흐름 개선에 당장 도움을 줄지는 불확실하다고 WSJ은 지적했다.
DWAC 지분을 6개월 이내에 매각하거나 주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경영진으로부터 면책받아야 하는데, 면책이 이뤄지더라도 이 같은 결정이 투매를 불러일으켜 주가 하락을 촉발할 수 있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제임스 레티샤 뉴욕주 검찰총장이 제기한 자산 부풀리기 사기 의혹 민사재판 1심에서 지난달 패소함에 따라 항소심 진행을 위해 25일까지 4억5천400만달러(약 6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공탁해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현재 공탁금 전액을 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공탁금 마련에 실패할 경우 레티샤 검찰총장은 트럼프 일가가 보유한 자산을 압류하는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의 합병 결정 확정 소식에 인수회사인 DWAC의 주가는 이날 13.7% 급락했다.
금융정보 분석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DWAC의 공매도 잔고는 유동주식 수의 약 11%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당수 투자자가 트루스 소셜의 평가가치의 하락에 베팅을 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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