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운명, 美의회 거쳐 법원 손에?…표현의 자유냐 국가 안보냐
'틱톡 금지법' 소송 제기 가능성…상원서 추가 쟁점 돌출할수도
상무·정보위, 20일 틱톡 관련 비공개 보고 청취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미국 의회의 법안 추진으로 미국 앱 스토어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몰린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소송을 통해 자구책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앞서 미 하원은 13일(현지시간) 안보 우려를 이유로 틱톡을 미국 앱스토어에서 퇴출할 수 있도록 한 이른바 '틱톡 금지법'을 초당적으로 통과시킨 상태다.
법안은 중국 모기업 바이트댄스가 6개월 내 틱톡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에서 틱톡 서비스를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18일 이와 관련해 틱톡 측이 미국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소송이 진행된다면 핵심 쟁점은 이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수정헌법 1조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
틱톡으로 인한 국가 안보상 위협이 표현의 자유 제한을 허용할 정도로 위중하다고 인정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일단 틱톡이 이전에 미 정부를 상대로 제기했던 소송을 보면 틱톡이 다소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2020년 워싱턴 D.C. 연방법원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틱톡 서비스 금지 명령에 대한 소송에서 틱톡의 손을 들어줬고, 비슷한 시기 펜실베이니아 연방법원 역시 비슷한 결정을 내렸다.
당시 미 정부 측은 중국의 통제하에 있는 틱톡이 미국인의 개인 정보에 접근하고 연방정부 직원을 감시하고 기업 스파이 활동을 가능하게 한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이라고 반발했다.
또한 틱톡을 차단해도 인스타그램 등 다른 플랫폼에 동일한 콘텐츠를 게시하고 소비할 수 있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개인의 통신·정보 접근을 규제하는 조치 시 행정부의 긴급경제권(국가 안보상 이례적이고 특별한 위협이 발생할 경우 기업 등에 제재를 부과할 수 있는 권리)은 제한된다며 틱톡의 승소로 판단했다.
지난해 12월 몬태나주 연방법원도 주 정부가 추진한 틱톡 금지 방침에 대해 "헌법적 권리를 침해한다"며 시행 불가 결정을 내렸다.
이전의 나온 대법원 판례들도 향후 틱톡 소송전에서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65년 판례에서 대법원은 수취인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공산주의 선전물이 담긴 외국 우편물을 배송할 수 있도록 한 연방법을 무효로 판결했다.
당시 대법원은 '외국의 선전물이라도 시민에게는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고 판시했다.
반면 1986년 대법원은 한 성인물 서점에 대한 소송에서 이 서점의 폐쇄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서점 측은 '표현의 자유' 논리로 항변했지만, 법원은 이 서점이 연루된 불법 행위에는 보호가 필요한 그 어떤 요소도 보이지 않는다며 해당 주장을 기각했다.
법원으로 '공'이 넘어가기 전에 하원에 이어 상원이 '틱톡 금지법'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법적 쟁점이 추가로 돌출할 수도 있다.
일부 의원들은 이 법안이 정당한 절차 없이 특정 회사를 처벌하기 위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어 헌법적 관점에서 취약하다고 지적해왔다고 WSJ는 전했다.
상원 상무위원회와 정보위원회는 오는 20일 비공개회의를 열고 정부 국가 안보 당국자들로부터 틱톡과 관련한 안보 현황 보고를 청취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회의에는 민주당 소속인 마크 워너 정보위원장과 마리아 캔트웰 상무위원장, 공화당 소속인 테드 크루즈 의원과 마르코 루비오 의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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