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도 게임 즐기기 원해…접근성 높일 정책 필요"
콘텐츠진흥원 보고서…가장 원하는 기능은 '자체 음성 출력'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시각장애인들이 게임 이용에 겪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구매 의욕이 높으며, 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기능은 화면 정보를 음성으로 출력하는 기능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18일 '시각장애인 게임 접근성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연구진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추천한 게임 경험을 가진 색약·저시력·전맹 시각장애인 120명을 설문 조사했다.
시각장애인 게이머가 가장 선호하는 플랫폼은 PC(79명)·모바일(77명)·콘솔(26명)·기타(5명) 순으로 나타났으며 플레이 방식은 싱글(68명)이 온라인(52명)보다 많았다.
선호하는 장르(복수 응답 가능)로는 RPG 및 액션 RPG(51명), 보드·카드·퍼즐·퀴즈(48명), 액션·대전격투(40명), 실시간 전략(40명), 스포츠(39명) 등으로 나타났다.
저시력 장애인의 경우 53%가 보조기기를 사용한 적 없다고 답했지만, 전맹 장애인은 100%가 사용 경험이 있었다.
연구진은 또 저시력·전맹 시각장애인 6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장르의 PC·콘솔·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하고 이를 심층 관찰했다.
그 결과 스토리 파악이나 게임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향후 구매 의욕을 보이며 게임에 상당한 흥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각장애인들이 플레이한 게임 중 '디아블로 4'나 '라스트 오브 어스 2' 등은 전맹 장애인도 어렵지 않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스트리트 파이터 6'나 '철권 7' 등 대전 액션 게임, 축구 게임 'FC 온라인'은 이용은 가능했으나 주변의 도움 없이 혼자 플레이하기는 어려웠다.
'메이플스토리 M'의 경우 아이폰의 '보이스오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전맹 장애인들이 플레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시각장애인들은 게임 접근성 향상을 위한 개발 우선순위를 묻는 말에 게임 화면을 음성으로 읽어 주는 '자체 음성 출력'(37.3점)을 가장 높게 매겼다.
이어 진동·컨트롤러 등 '기타 자체 기능'(13.4점), 게임 외부에서 텍스트를 읽어 주는 '외부 스크린리더'(10.8점) 등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게임을 개발하는 단계에서부터 시각장애인 사용·접근성을 고려해 구현하고, 게임 이용을 돕는 외부 프로그램과의 호환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게임 사업자 지원 또는 미이행 시 페널티 부과 등으로 접근성 의무를 부과하는 정책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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