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시다, 자민당 당대회서 "비자금 의원 처벌 매듭 지시"
당 규칙 등 개정해 비자금 관계 의원 처벌 강화·파벌 신설 금지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7일 집권 자민당 당대회에서 이른바 '비자금 스캔들'에 대해 또다시 사죄하고, 당 간부에게 비자금에 연루된 의원의 처벌에 대한 결론을 낼 것을 지시했다.
교도통신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도쿄에서 열린 제91회 자민당 당대회 총재 연설에서 정치자금 사건에 관계된 의원 처분과 관련해 정치자금 보고서 부실 기재 액수와 설명 책임 등을 고려해 "엄격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에게 "처분에 관한 결론을 내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는 정치자금 사건과 관련해 "국민으로부터 많은 의심을 초래하고 심각한 정치 불신을 야기했다"며 사죄하고, 정치 신뢰 회복을 위해 선두에 서서 자민당 개혁과 정치 개혁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자민당 일부 파벌은 정치자금 모금 행사(파티)를 주최하면서 '파티권'을 할당량 이상 판 소속 의원들에게 초과분의 돈을 넘겨주는 방식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왔고, 검찰은 이 사안을 수사해 파티권 판매 미기재액이 많은 국회의원 3명과 파벌 회계 책임자 등을 기소했다.
하지만 파벌 사무를 총괄했던 일부 중진 의원들은 일관되게 혐의를 부정해 법적 처벌을 피했고, 회계 책임자만 기소된 데 대한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왔다.
자민당은 이날 당 규칙 등을 개정해 정치자금규정법 위반 혐의로 정치단체 회계 책임자가 체포·기소되면 이와 관계된 의원에 대해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자금과 인사권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미쳐 왔던 파벌의 존속과 신설을 금지했다.
기시다 총리는 향후 정권 유지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평가되는 내달 하순 중의원(하원) 보궐선거와 관련해 "자민당에 대한 엄중한 견해를 인식하면서 전력으로 싸우겠다"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개헌과 관련해서는 9월 종료되는 총재 임기 중에 실현하기 위해 조문안을 구체화하고 당파를 넘어선 논의를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2012년 정권을 탈환한 이후 최대 시련에 직면했다"며 자민당이 정치자금 문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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