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점 찾을까…가자 휴전협상 이르면 17일 카타르서 재개
이스라엘 일단 대표단 파견…전쟁내각 협상전략 논의중
하마스 요구 완화…"1단계 6주 휴전·인질-수감자 교환"
영구종전 걸림돌 치웠지만 인질 교환비율 등 여전히 난제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교착상태에 빠졌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이르면 17일(현지시간) 카타르에서 재개될 예정이다.
AP 통신은 이날 미국, 카타르와 함께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이집트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 같이 전했다. 협상은 17일 오후 재개돼 18일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이 당국자들은 말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스라엘이 카타르에 협상 대표단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고 중재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이 17일 도하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이집트 관리와 휴전 논의를 재개한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이 같은 결정은 하마스가 영구 휴전과 이스라엘군 철수를 휴전 합의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던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뒤 나왔다.
이 같은 상황 변화는 또한 이스라엘이 지난 15일 하마스의 가자지구 마지막 거점인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 계획을 승인한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지난 11일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이 시작된 이래 이스라엘과 하마스 측이 협상에 참여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복수의 이집트 당국자의 말을 인용한 AP 보도에 따르면 하마스가 새로 제시한 휴전안은 3단계로 구성된다.
먼저 1단계로 6주간의 휴전에서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 가운데 35명과 이스라엘에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350명을 교환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2개 주요 도로에서 철수하고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가자지구 북부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
이어 2단계에서는 양측이 영구 휴전을 선언하고 추가로 팔레스타인 수감자와 남은 이스라엘 병사 인질을 교환한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봉쇄를 풀고 재건 작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대가로 하마스가 이스라엘 측의 시신을 넘긴다는 제안이 포함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하마스의 새 제안 역시 "비현실적"이라고 일축하면서도 안보 내각이 자국의 입장을 논의한 뒤 도하에 대표단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에서 이스라엘 안보 내각과 전시 내각이 협상을 맡은 대표단의 임무를 정하기 위해 17일 회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WSJ은 하마스가 요구한 팔레스타인 수감자-인질 교환 비율에 이스라엘 연립정부의 주축을 이루는 우파들이 크게 반발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앞서 중재국들은 라마단 기간을 포함하는 6주간의 휴전과 인질-보안 사범 석방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투입된 이스라엘 병력 철수와 영구 휴전 논의 없이는 인질을 석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스라엘도 자국을 침공한 하마스 소탕과 가자지구발 안보 위협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영구 휴전 또는 종전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마스는 지난 3∼5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중재국들과 협상에서 이견 조율을 시도했으나 이스라엘은 하마스로부터 생존 인질과 석방 대상자 명단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협상에 불참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라마단 기간에도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마스의 입장 완화는 아랍 중재국들이 하마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한 가운데 나왔다고 WSJ은 이집트 당국자와 하마스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아랍 중재국들은 하마스 지도부가 합의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하마스의 해외 거점인 카타르 도하에서 하마스 관계자들을 추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지난 14일 카타르와 이집트가 카타르에서 하마스를 추방하고 그곳에 있는 하마스의 은행 계좌를 동결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압박을 강화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 국내외에서 휴전과 인질석방 협상에 나서라는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인질 가족을 필두로 한시민들이 거리에 나서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100여명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라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외부에서는 이스라엘의 최우방이자 그간 가자지구 침공전의 명분을 지지해온 미국의 시선이 싸늘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의 무분별한 가자지구 공세와 인도주의 위기 악화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유대인인 척 슈머 미국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네타냐후 총리를 '평화의 걸림돌'로 지목하며 이스라엘에 조기총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하마스의 새 협상안 제시를 긍정적 흐름으로 크게 환영하며 이스라엘과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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