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개발 전쟁…韓, AI 밸류체인 분석해 효율적 투자해야"
무협 '2024 기술 트렌드 전망' 보고서…모빌리티·디지털헬스도 '주목'
한국, 'CES 2024' 혁신상·최고혁신상 휩쓸어…절반이 한국제품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글로벌 빅테크·혁신기업들이 벌이는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경쟁에서 한국 기업들이 성과를 내기 위해선 AI 밸류체인(가치사슬)을 면밀히 분석해 가장 효율적인 투자 분야를 선정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7일 발간한 '우리 기업이 주목할 만한 2024년 글로벌 기술 트렌드 전망: 어디서나 한 번에 구현되는 AI' 보고서에서 이같이 조언했다.
보고서는 지난 1월 9∼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4'를 기반으로 기술 트렌드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올해의 화두는 단연 AI'라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제 AI가 하나의 산업 카테고리가 아니라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헬스케어, 로봇 등 전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메가 트렌드이자 전기와 같은 범용 기술이 됐다.
지난 2022년 챗GPT 출시 이후 촉발된 생성형 AI의 급격한 발전으로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AI 열풍에 올라탔으며, 최근에는 클라우드나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를 구현하는 '온디바이스 AI'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 엔비디아, 퀄컴, 인텔 등 시스템 반도체 강자들은 온디바이스 칩셋을 새로운 먹거리로 선택해 집중 투자하고 있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은 자체 AI 반도체 개발·생산을 선언하는 등 'AI 칩셋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의 경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로 선점하고 있는 AI 기반 기술 분야 시장으로의 진입이 쉽지 않은 만큼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스탠퍼드대가 지난해 발표한 'AI 인덱스'에 따르면 한국은 2013∼2022년 AI 민간 투자액이 56억달러로 세계 9위에 그쳤다. 이는 1위 미국(1천489억달러)과 약 44배 차이가 나는 규모다.
보고서는 한국 기업들이 AI 밸류체인을 면밀히 분석해 가장 효율적인 투자 분야를 선정하고, 시장에 나와 있는 AI 기술과 도구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AI 산업 고도화에 대응하기 위한 AI 전문인력 양성과 AI 기술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부와 민간기업의 투자 확대를 주문했다.
보고서는 올해 기술 트렌드로 AI와 함께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디지털 헬스 등에 주목했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기존 자동차 산업은 전통적 내연기관과 하드웨어 중심에서 벗어나 AI가 결합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되고, 자율주행 고도화에 따른 자율주행 트럭 상용화가 곧 이뤄져 물류 시장의 지각 변동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속가능성 추구는 단순한 규제·법규 준수 이슈를 넘어 인간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기업의 수익 창출로 연결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AI 기술 발전에 따라 환자 개인별 맞춤 진료가 가능해지고 건강관리 비용 절감 솔루션 등의 등장으로 디지털 헬스 분야 역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보고서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기술 트렌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발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CES 2024' 주관 기관인 소비자기술협회(CTA)가 수여한 총 470개의 혁신상 가운데 절반 가까운 225개(47.9%)가 한국 기업의 제품이었다.
특히 가장 우수한 제품에 수여한 최고혁신상의 경우 전체 35개 중 18개(42.9%)가 한국 제품으로 확인됐다. 수상 기업은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으로 다양했다.
CES 혁신상 수상 추이를 보면 한국 기업 제품의 수상 비중은 2020년 21.8%(101개)에서 2021년 26.2%(101개), 2022년 22.3%(139개), 2023년 35.3%(216개), 2024년 47.9%(225개) 등으로 최근 크게 높아지고 있다.
전윤식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AI 활용이 IT 기업뿐만 아니라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수출기업도 새로운 가치 창출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AI 도입과 제품에 AI 기술을 접목시키는 등의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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