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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등 기관들, '밸류업 미공시기업' 투자 대상서 제외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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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등 기관들, '밸류업 미공시기업' 투자 대상서 제외할 듯
이달말 상장사 밸류업 공시 종합가이드라인 초안 논의 개시

(서울=연합뉴스) 이율 임수정 채새롬 기자 = 오는 7월부터 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지 않는 상장사는 연기금의 투자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으로 투자대상 회사가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수립·시행하는지 점검해야 하는데, 계획을 공시하지 않는 상장사는 점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17일 "투자대상 회사가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시행·소통하고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스튜어드십 코드에 들어갔으니까 연기금은 이를 세게 적용할 것"이라며 "이는 100% 정당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주 7년 만에 국민연금 등 4대 연기금을 포함해 은행·보험·기관 등 222곳이 가입한 기관투자자들의 행동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개정했다.
'투자대상회사의 중장기적 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주기적 점검 실시'라는 세번째 원칙에 '투자대상회사가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시행·소통하고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명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기금·공무원연금기금·우체국보험기금·사학연금기금 등 4대 연기금은 7월부터 국내 상장사들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시작되면, 국내 주식 투자 때 스튜어드십 코드를 본격 적용하게 된다.
금융위는 이달 말까지 상장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밸류업 관련 공시 원칙·내용·방법에 대한 종합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 국민연금공단 등이 포함된 기업밸류업 자문단 등에서 논의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정부는 이 가이드라인을 6월 중 제시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앞당기기로 했다.
지난해 말 현재 4대 연기금의 국내주식 투자 규모는 158조3천억여원에 달한다. 국민연금이 148조원, 공무원연금이 1조283억원, 사학연금은 3조7천256억원, 우정사업본부는 5조5천587억원 등이다.
4대 연기금이 국내 기관투자자에 위탁운용을 할 때도 투자지침에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 전략 수립·시행 여부를 반영하라고 한다면, 민간 기관투자자들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지 않는 상장사를 투자대상에서 제외하게 될 수 있다.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투자 규모 148조원 중 절반 수준인 75조원 상당은 28개 운용사에 위탁운용하고 있다.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중 한 운용사의 주식운용본부장은 "지금은 전반적인 것을 얘기하는 단계고, 앞으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영향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국민연금 위탁운용사는 당연히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 지금도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벤치마크 대상으로 삼고 있는 일본의 선례를 보면 국민연금, 노르웨이국부펀드(NBIM)와 함께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로 불리는 일본 공적기금(GPIF)은 일본 국내 주식 보유 확대를 통해 일본 상장사들의 기업가치 제고 노력에 적극 동참한 바 있다.
GPIF의 일본주식 보유비중은 2010년 말 11.5%에서 2023년 말 24.7%로 약 2배로 증가했다. GPIF는 일본 국내 위탁운용사에 피투자기업의 자본 효율성 제고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권고했다고 자본시장연구원은 설명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투자 판단의 근거로 활용하라는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으로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밸류업 자율공시를 하지 않는 기업들에 대해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투자가 시작될 때도 ESG등급이 어느 수준 이하로 떨어지는 기업들은 아예 투자대상에서 제외하는 효과가 나타났었다"고 덧붙였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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