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안지구 이스라엘 정착촌 추가 제재…"돈줄·물류 차단"
바이든, 대선후보 확정 직후 네타냐후 추가 압박…진보·무슬림 표심 의식?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이 요르단강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촌을 겨냥해 돈줄 차단을 포함한 제재를 가한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1일에 이어 한달여 만에 정착촌을 추가 제재하는 것으로, 가자지구 전쟁과 맞물려 서안지구에서도 팔레스타인 주민을 노린 이스라엘 측 공격이 기승을 부리는 데 제동을 걸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빠르면 14일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이 강행해온 이른바 '아웃포스트'(outpost·전초기지) 두곳을 제재 명단에 올릴 예정이라고 복수의 미 당국자들이 전했다.
아웃포스트는 이스라엘이 강제 점령한 서안지구에서 정착촌을 확장하면서 불법적으로 판잣집, 컨테이너 등을 세워놓은 구역을 뜻한다.
미국은 지난달에는 이스라엘 정착민을 제재한 데 이어 이번에 처음으로 정착촌 구역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같은 제재는 이스라엘이 정착촌을 밀어붙이면서 그간 팔레스타인 주민을 노린 공격의 배후 역할을 한 물류와 자금 지원책을 정조준한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이번 제재 대상에 포함된 아웃포스트 2곳은 이스라엘 극단주의 정착민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공격하는 '기지'로 쓰였다고 미 당국자들은 밝혔다.
제재 대상은 이들 아웃포스트 2곳과 이스라엘 정착민 3명이며, 이들의 미국 내 자산 동결, 미 입국 비자 제한, 미 금융 기관 접근 차단 등을 골자로 한다.
이런 미국의 강경 조치는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지난해 10월 7일 이후 서안지구에서도 이스라엘 정착민이 휘두르는 폭력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 1월 말까지 서안지구에서 일어난 팔레스타인 주민 대상 공격은 거의 500건에 달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일 행정명령을 내려 이스라엘인 4명을 상대로 제재를 단행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상대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려왔다.
이번 제재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2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직후에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맹폭에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비판을 받으며, 진보층과 중동계 표심 이탈에 직면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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