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자협회, 폭발사고 현장취재 통제 비판…지방정부 공식 사과(종합)
베이징 위성도시 상가건물 폭발로 34명 사상…CCTV 기자 쫓겨나자 이례적 성명
기자협회 "보도자료 1장이 현장취재 대체할 수 있나"…당국 "업무상 부족 사과"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의 한 상가건물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를 보도하던 관영 중국중앙TV(CCTV) 기자가 현장 취재를 차단당한 일을 두고 중국기자협회가 비판 성명을 내자 현지 지방정부가 사과했다.
14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허베이성 싼허시 당국은 이날 "일선 작업 인원의 소통 능력이 좋지 않아 방법이 거칠었고, 취재진의 오해와 여론의 의문을 불러일으켰다"며 "지휘부는 이런 상황을 인지한 뒤 즉시 관련 직원을 엄중히 질책했고, 사람을 보내 기자에게 여러 차례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조 작업이 진행되면서 전문가팀은 사고 현장에 여전히 천연가스 유출 위험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됐고, 모든 비구조 인력을 경계선 바깥으로 철수시킬 것을 건의했다"며 "현장 질서 유지 직원들은 지휘부의 지시에 따라 기자 등 전문 구조 인력이 아닌 사람들의 철수를 권고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기자의 정당한 취재를 보장하는 것이 대중의 알권리를 충족하는 데 필요하다는 점을 깊이 인식했다"며 "이번 사고 처리 중에 현장의 안전과 기자의 취재 필요 간 관계를 잘 통합하지 못해 업무상 부족을 드러낸 점을 깊이 자책하면서 CCTV 등 언론 기자들에 사과를 전한다"고 했다.
사고는 전날 오전 7시 54분께(현지시간) 베이징의 위성도시인 허베이성 싼허시 옌자오의 한 상가건물 1층 식당에서 가스가 폭발하면서 발생했다.
싼허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구조 작업이 끝났고, 현재까지 사망자 7명과 부상자 27명이 나왔다.
앞서 중화전국신문공작자협회(중국기자협회)는 전날 사고 현장에서 생방송을 하던 CCTV 기자가 현장 인력들에 의해 쫓겨난 일을 문제 삼아 비판 성명을 냈다.
협회는 전날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정당한 취재는 기자의 권리'라는 성명에서 "두 명의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이 나타나 (CCTV의) 카메라 렌즈를 가리고 기자의 생방송 인터뷰를 중단시켰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취재를 가로막은 당국이 한 장의 통고(通稿·보도자료)만 내놓은 점도 문제 삼았다.
협회는 "한 장의 보도자료가 진정 현장 보도를 대체할 수 있는가. 그럴 수 없다"며 "보도자료는 세세하지 않고, 인터넷 정보는 유언비어에 취약해 언론이 정보를 보완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했다.
협회는 "따라서 중대 돌발 사건이 발생하면 관련된 당국은 전력으로 수색·구조를 전개하는 것 외에도 기자의 취재에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며 "대중의 반응을 통제하기 위해 난폭하게 기자의 정상적인 직무 수행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1937년 창립된 중국기자협회는 중국공산당이 지도하는 전국구 단체로, 지난해 기준 총 219개 회원기관(언론사 포함)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매체 대부분이 당국의 보도자료나 공식 발표를 가공 없이 그대로 전달만 해온 그간의 관행을 고려하면 이번처럼 기자협회가 현지 정부를 직접 겨냥해 비판 입장을 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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