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자물가 발표 앞두고 금값 '숨 고르기'…유가는 하락
"금값 상승에 베팅하는 포지션 빠르게 늘어…상승 기대 여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이번 주에 발표될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국제 금 가격이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국시간 11일 오후 3시 40분 기준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전장 대비 0.01% 내린 온스당 2,178.6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국제 금 가격은 8일(현지시간) 한때 2,195.15달러를 찍으며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운 바 있다.
지난주 미국의 2월 비농업 일자리가 시장 전망(19만8천건)을 뛰어넘는 27만5천건 증가한 것으로 나왔지만, 1월 고용 지표는 대폭 하향 조정되고 실업률이 3.9%로 0.2%포인트 올라간 점이 고용시장 진정 신호로 받아들여지며 금값 상승에 일조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주 의회에 출석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멀지 않았다(not far)고 시사한 점도 금값에 호재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집계를 보면 지난 5일까지 일주일간 금값 상승에 베팅하는 순포지션이 전주 대비 6만3천여 계약 늘어난 13만1천여 계약을 기록, 최근 3년 반 사이에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그런 만큼 상승 기대는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서비스업체 씨티인덱스의 맷 심프슨 선임 애널리스트는 "금에 대한 수요는 분명하다"면서 "투자자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는 만큼 어느 기간에 대해서도 금값 하락에 베팅하는 장세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 고위 인사들의 공개 발언이 없는 만큼, 이번 주 금값은 12일 발표될 미국의 2월 CPI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봤다.
CPI가 낮게 나올 경우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당겨질 수 있으며, 이 경우 금 투자에 따른 기회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금값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2월 근원 CPI(변동성이 큰 에너지·음식료 가격 제외)가 전월 대비 0.3% 올라 1월(+0.4%)보다 상승률이 둔화하고, 전년 동월 대비로도 3.7% 상승해 1월(+3.9%)보다는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2월 전체 CPI는 전월 대비 0.4% 상승해 1월(+0.3%) 상승률을 웃돌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1월과 같은 3.1% 상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CPI 발표를 앞두고 국제 유가는 하락 중이다.
한국시간 이날 오후 3시 40분 기준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0.5% 떨어진 배럴당 77.62달러, 5월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0.39% 떨어진 배럴당 81.7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WTI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지난주에도 각각 1.8%, 2.5% 정도 하락한 바 있으며, 한주 기준 2021년 말 이후 가격 변동성이 가장 작은 상황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 플러스(OPEC+)의 감산 연장 및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은 유가 상승 요인이지만, 중국 수요 둔화 우려 등에 따른 유가 하락 압력이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 유가는 이번 주 OPEC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각각 내놓을 시장보고서 등의 영향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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