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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홀로코스트 박물관 개관…이스라엘 대통령 참석
친팔레스타인 시위대, 헤르조그 대통령 참석에 항의 시위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나치 독일에 희생된 네덜란드 유대인의 대학살 피해를 기록한 국립 홀로코스트 박물관이 10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에 개관했다고 A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박물관은 네덜란드에서 추방돼 나치 수용소에서 살해된 유대인(약 10만2천명 추산)의 사연과 나치 독일 점령하에서 유대인이 구조적으로 박해받은 역사를 담았다.
과거 유대인 어린이 600여명의 탈출 경로로 사용된 교사 양성 대학 건물에 박물관이 들어섰다.
박물관엔 강제 수용소 해방 후 시신 옆을 지나가는 소년의 사진, 수용소 부지에서 발견된 유대인의 유품 등이 전시돼 있다.
전시관 한쪽 벽엔 독일 점령군이 만든 유대인 차별법도 적혀 있다.
이날 개관식은 빌럼 알렉산드르 네덜란드 국왕과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의 주재로 암스테르담의 포르투갈 유대교 회당에서 열렸다.
헤르조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홀로코스트 박물관이 "증오와 반유대주의, 인종차별에서 비롯된 공포를 기억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는 분명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행히도 지금이 바로 그때"라며 "지금 전 세계적으로 증오와 반유대주의가 만연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함께 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관식에 맞춰 수백명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는 인근 광장에서 헤르조그 대통령의 참석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다.
친팔레스타인 네덜란드 단체인 '권리 포럼'은 "(그의 참석은) 이스라엘이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을 살해하고 그들의 땅을 파괴하는지 무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뺨을 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시위엔 유대인 단체들도 참여했다.
한 유대인 단체의 반전 운동가인 조아나 카바코는 "우리 유대인에게 이 박물관은 우리의 역사이자 우리 과거의 일부"라며 "어떻게 이런 신성한 공간이 오늘날 대학살을 정상화하는 데 이용될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한 참석자는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손자가 말한다. 가자지구 홀로코스트를 중단하라"는 팻말을 치켜들기도 했다.
이런 비판에 박물관 측은 "하마스의 공격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이 있기 전 헤르조그 대통령을 초청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헤르조그 대통령의 참석이 비판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가 "이스라엘로 이주한 네덜란드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고국을 대표한다"고 덧붙였다.
s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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