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구호품 바닷길로 첫 운송 임박…빠르면 10일 출항
구호품 200t 싣고 키프로스 항구에 대기…"500t 추가 지원 예정"
가자까지 최소 15시간 여정…자선단체 "임시 부두 건설 중"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가 이스라엘의 봉쇄와 공습으로 사실상 고립된 가운데 바닷길로 구호품을 전달하는 선박이 키프로스에서 빠르면 10일(현지시간) 출발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9일 국제구호단체 '오픈 암스'(Open Arms)와 월드센트럴키친(WCK)은 키프로스 라르나카 항구에서 '오픈 암스' 호에 식량과 물 등 생필품 200t을 선적 중이다.
3주째 라르나카 항구에 정박한 채로 대기 중이던 오픈 암스 호는 빠르면 오는 10일 출항해 해상 통로로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하는 첫 사례가 된다.
이번 지원은 이들 구호 단체와 함께 대부분 아랍에미리트(UAE)가 자금을 댔다.
니코스 크리스토두리데스 키프로스 대통령은 이날 "앞으로 24시간 내로 구호품 선박이 라르나카에서 출항할 것"이라며 "안보상의 이유로 구체적인 출항 시간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WCK 측도 로이터에 출항이 "모든 여건이 갖춰줬을 때 가능한 한 빨리"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선박 출항은 가자지구를 통제 중인 이스라엘 측 협의를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날 유럽연합(EU) 집행위는 키프로스와 가자지구를 잇는 해상 통로로 구호품을 운송하기 위한 '아말테이아 구상'(Amalthea Initiative)을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참여국이 함께 이 모델을 기반으로 해상을 통한 상당한 양의 추가 지원을 하려 한다"며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개통할 수 있는 여건에 거의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가자지구에서 북서쪽으로 370㎞ 가량 떨어진 키프로스는 EU 회원국 가운데 가자지구와 가장 가까운 국가다.
오픈 암스 측은 이날 "가자지구로 향하는 인도주의적 해상 구호 통로를 건립하기 위한 노력이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의 예인선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위한 생필품 수백톤을 실은 채 당장이라도 출항할 수 있도록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라르나카에서 가자지구 해안까지는 배로 최소 15시간이 걸리며, 수백톤의 구호품을 실은 바지선을 예인해 가는 것은 이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EU 당국은 가자지구에 운영 중인 항구가 없는 상황에서 초기 구호품 선박이 어디에 배를 댈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집권한 2007년부터 가자지구 해상 접근을 통제해왔으며, 그 후로 지금까지 배로 직접 도달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 국방부는 가자지구 해안에 구호품 전달을 위한 임시 항구 설치 계획을 밝히며 항구 건설에 최대 60일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WCK 대변인은 WCK와 그 파트너들이 미국 정부의 계획과 별도로 가자지구에 임시 부두를 건설 중이며, 배가 그곳까지 항해해 가는 것이 목표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WCK 측은 성명에서 "WCK와 파트너들은 (가자지구 구호에) 선박 한 척보다 더 많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며 구호 손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첫 선박 출항 이후 추가로 500t의 구호품 전달이 이어지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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