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혼란기 재임…보수당 지지율 급락속 중진 잇단 불출마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올해 열릴 영국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 중진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7선 의원인 테리사 메이(67) 전 영국 총리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메이 전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 27년간 지역구 메이든헤드 주민을 위해 일한 것은 영광이고 특권이었다"며 "다음 총선에서 물러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메이 전 총리는 2022년부터 이끌어온 단체 '현대판 노예제와 인신매매 세계 위원회' 활동에 더 집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1997년 처음 하원에 입성한 메이 전 총리는 보수당 최초의 여성 당의장과 내무장관 등을 거쳐 2016년 집권 보수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마거릿 대처 이후 두번째 여성 총리가 됐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로 사임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의 후임을 맡아 험난한 탈퇴 협상을 총괄했다.
2017년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고 과반 득표에 실패했으나 민주연합당(DUP)과의 연정 합의로 가까스로 총리직을 지켰다.
하지만 브렉시트 합의안이 하원에서 연거푸 부결되는 등 3년 가까이 브렉시트 협상을 둘러싼 당내 갈등과 혼란을 봉합하지 못하고 사퇴 압박을 받은 끝에 2019년 사임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리시 수낵 현 총리를 계속 지지하며 올해 총선에서 보수당의 승리를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의 바람과 달리 보수당은 총선을 앞두고 제1 야당 노동당에 25%포인트의 큰 격차로 뒤처지는 위기를 맞았다.
도미닉 라브 전 부총리, 벤 월러스 전 국방장관, 크리스 그레일링 전 교통장관, 사지드 자비드 전 보건장관, 조지 유스티스 전 환경장관 등 내각을 거친 중진도 줄줄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번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보수당 의원은 64명으로, 1997년 이후 최다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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