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유력후보 배제 논란 베네수, 7월 대선 발표후 '준비 박차'
선관위, EU 등 국제참관단 초청…야권 혼란 속 '마두로 3연임' 굳히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그간 안갯속이던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 일정이 유력 야당 후보 배제 논란 속에 확정된 가운데 선거 당국이 투·개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는 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국영 방송 'VTV' 채널과 유튜브로 생중계한 기자회견에서, 7월 28일로 예정된 대선의 국제 참관단 초청 명단을 발표했다.
엘비스 아모로소 선관위원장이 직접 공개한 국제 참관단에는 유럽연합(EU), 아프리카연합,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 주도 국제기구), 중남미·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 미국 카터센터, 유엔 전문가 패널 등이 포함됐다.
아모로소 위원장은 "우리 헌법과 기타 규정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광범위한 국제단체의 선거 참관을 결정했다"며 "선관위는 전체 선거 일정의 충실한 이행과 절차적 정당성 준수를 보장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일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차기 대선일을 확정하고, 후보자 등록과 유세 기간 등 전체 일정을 공표했다.
이는 구체적 대선 일정을 정하지 않은 채 '2024년 중 대선을 치를 것'이라는 구속력 떨어지는 비공식 입장을 수개월간 고수하다 나온 발표다.
니콜라스 마두로(61) 대통령의 3연임 도전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베네수엘라 야권 연합은 지난해 경선을 통해 '벤테 베네수엘라'(VV)의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6) 정책 고문을 압도적인 지지율로 예비후보로 확정한 바 있다.
마차도 고문은 그러나 마두로 측근으로 포진된 베네수엘라 대법원에 의해 대선 출마 자격을 잃었고, 이 나라 야권은 혼란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 등록 마감일(25일)을 3주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마차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와 개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출마 강행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냈지만, 야권은 서둘러 대체 후보를 찾아 마두로에 대항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야당 잠재적 대선 예비후보로 꼽히는 엔리케 카프릴레스 전 미란다 주지사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야당은 바로 지금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남미 좌파 대부이자 마두로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전날 "베네수엘라에서 민주적 선거가 치러지길 바라고 있다"며, 야권 새 후보 선출을 촉구하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이 발언에 대해 마차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룰라 대통령은 뭘 모른다"며 "유일한 진실은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오늘 저와 함께 거리에 있다는 것을 마두로가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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