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본선 개막…숨죽였던 바이든, 3월부터 반전 노린다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대진표 조기 확정으로 역대 최장 기간의 미 대선 본선이 막을 올리게 됐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는 가운데 남은 기간 트럼프 우세 판세가 그대로 갈지, 바이든 대통령이 열세에서 벗어나 추격에 성공할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6일 미 대선 현대사에서 가장 최장이자 가장 돈이 많이 드는, 그리고 가장 분열적인 선거로 기록될 올해 대선이 개막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죽지세로 치고나갈 동안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고꾸라지는 지지율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입방아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알고보면 이같은 행보는 치밀하게 계산된 선거 전략이었으며, '때가 오기를 기다린다'는 게 비밀 지령이었다고 WP가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실제로 그간 트럼프 지지율이 앞서나가면서 자꾸만 민주당이 '멘붕'에 빠질 때마다 바이든 선거 본부는 은밀하게 "일단 기다려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도 명확하게 제시했다.
유권자들이 올해 대선은 트럼프와 바이든의 '리턴매치'가 된다는 것을 깨달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때가 되면 경합주 표밭에서 현금으로 광고를 퍼붓는 '실탄 공세'와 자원 봉사자를 투입해 유권자와 접촉하는 '인해 전술'을 동시다발로 가동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바이든 선거 본부는 공화당 경선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6일 하차하면서 올해 대선 구도가 바이든과 트럼프의 일대일 승부로 확정된 직후인 7일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연설을 기점으로 작전을 전환할 예정이라고 WP는 전했다.
우선 지금까지 고수하던 '대기령'을 해제하고 경합주에서 짧게는 몇주, 길게는 몇달 간 선거 광고를 이어간다.
이러한 최전선으로는 뉴햄프셔를 포함해 8개주가 꼽혔으며, 각주에서 당 지도부는 자원 봉사자와 함께 유권자 접촉에 나서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같은 선거 운동은 "3월은 행동의 달"이라는 구호와 함께 개시되며,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해 당정 인사들이 현장 탐방에도 나선다.
바이든 선거 본부가 이처럼 대대적 파상 공세를 준비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약점을 노린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기 혐의로 민사 재판에서 패소해 약 6천억원에 달하는 '벌금 폭탄'을 떠안아 돈줄 마련에 비상이 걸린 사이, 바이든 캠프는 두둑한 현금을 '실탄'으로 확보해놨기 때문이다.
바이든 진영이 보유한 현금은 1월말 현재 1억3천만 달러(1천741억원)에 달한다.
바이든 캠프의 대외 홍보를 총괄하는 마이클 타일러는 5일 "트럼프는 말그대로 니키 헤일리를 방어하는 데 아직도 돈을 쓰고 있으며, 그렇지 않을 때는 소송 비용으로 쓰는 중"이라고 꼬집고 "상황과 계획으로 볼 때 바이든-해리스 팀이 앞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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