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 내 구소련 공군기지 현대식 나토 기지로 탈바꿈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발칸반도의 소국 알바니아에 있는 구소련 시대 공군기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현대식 공군기지로 탈바꿈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이날 쿠초버 공군기지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이 기지는 러시아 연방의 위협과 신제국주의 야망에 위협받는 서부 발칸 지역의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1950년대에 구소련의 지원으로 건설된 쿠초버 공군기지는 수도 티라나에서 남쪽으로 약 85㎞ 떨어져 있다. 과거 쿠초버는 '스탈린의 도시'로 불렸다.
구소련과 중국산 전투기가 서방과의 전쟁 발발에 대비해 출격 명령을 대기하던 곳이었다. 당시에는 오스트리아, 서독, 이탈리아, 덴마크가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구소련의 위성국이었던 알바니아가 1990년대 초 공산주의 정권 붕괴 이래 미국과 서방의 확고한 동맹으로 변모하면서 쿠초버 공군기지의 운명도 달라졌다. 알바니아는 2009년 나토에 가입했다.
나토와 알바니아는 2022년부터 쿠초버 공군기지 현대화에 나선 끝에 최근 공사를 마무리하고 이날 개소식을 열었다. 나토가 5천만유로(약 722억원), 알바니아 정부가 500만유로(약 72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라마 총리는 "오늘날 우리는 다른 시대에 살고 있으며 다행히 알바니아는 반대편에 있다"라고 말했다.
현대화된 쿠초버 공군기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칸반도의 안보 불안이 심화하는 가운데 운용을 시작했다.
복잡한 민족 구성으로 내전의 상흔이 남은 발칸 서부 국가들은 러시아의 정치·군사적 영향력이 우크라이나를 넘어 이 지역으로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딜런 화이트 나토 대변인 직무대행은 "쿠초버 공군기지의 현대화는 전략적 투자이며 나토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인 서부 발칸반도에서 입지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발칸 반도 서부의 알바니아와 크로아티아는 2009년 나토에 합류했고 몬테네그로와 북마케도니아는 2017년과 2020년에 잇달아 가입했다. 보스니아와 코소보는 나토 가입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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