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中양회…'시진핑 1인체제' 속 성장률·재정적자율 '촉각'
각각 5% 안팎·3.5∼3.8% 전망도…부동산·지방부채 ·디플레이션 우려 해소 해법도 기대
SCMP "주식 시장 반등 지속할 경제 의제 설정 간절히 기다리는 중"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4일 본격 개막한 중국 연례 최대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선 경제 문제가 단연 으뜸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중화권 매체들이 보도했다.
국정 자문기구 격인 정협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막이 올랐고, 국회 격인 전인대는 하루 뒤인 5일 개막한다. 일주일 일정을 마치고 각각 10일과 11일 폐막한다.
2022년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와 2023년 양회를 거쳐 '시진핑 1인 체제'가 구축된 가운데 안팎의 어려움에 봉착한 중국 경제 살리기가 이번 양회의 최대 화두가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 위기와 지방정부 부채 문제, 소비 부진, 디플레이션 우려는 물론 미국 등 서방의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기조와 외국 자본의 '탈(脫)중국' 현상이 여전한 상황에서 양회 기간 이를 돌파할 해법 도출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 반등을 지속할 당국의 경제 의제 설정을 기대하면서 전인대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경기 둔화를 '반전'시킬 전인대 차원의 조치와 지방 정부 차원의 자금 조달 및 재정 개혁 방안, 소비 진작을 위한 내수 부양 조치가 나올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이 신문은 무엇보다 중국 당국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GDP 대비 재정 적자율을 얼마로 정할지가 최대 관건이라고 짚었다. 두 수치는 전인대 개막 전 리창 총리의 업무보고 때 공개된다.
중국 안팎에선 당국이 올해도 5% 수준의 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할 것으로 본다. 성장 동력 확보가 여의찮은 상황이지만 신에너지 자동차·리튬 배터리·태양광 패널 산업 등 이른바 '3대 신(新)성장동력'을 바탕으로 경기 부양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중국 당국은 작년엔 '5% 안팎' 성장 목표치를 내걸고 5.2%를 달성한 바 있다.
중국의 올해 재정 적자율이 3.5∼3.8%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3월 전인대에서 재정 적자율이 3%로 설정됐으나, 같은 해 10월 24일 열린 전인대 상무위원회 6차 회의에서 3.8%로 상향 조정됐으며 작년 4분기부터 1조 위안(약 184조원) 상당 국채의 추가 발행을 승인한 바 있다.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국 당국이 올해 재정 적자율을 3∼3.5%로 정하면 시장이 활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헝성자산운용의 다이밍 펀드매니저는 SCMP에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재정 적자율이 중국 당국의 경제 성장 의지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짚었다.
중국과 홍콩 주식 시장 가치가 2021년 정점 이후 6조달러(약 8천조원) 이상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최근 중국 당국이 주식시장 규제 책임자를 교체하고 국부펀드를 통한 매입을 늘리고 헤지펀드 단속에 나서면서 지난달 CSI 300 지수가 11% 상승했다고 SCMP는 전했다. CSI 300 지수는 중국 상하이·선전 증시의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정협의 류제이 부서장 겸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 이슈가 이번 정협 의제를 주도할 예정"이라면서 "경제 전망과 청년 일자리 창출, 그리고 민간 경제 부문 장애물 제거 방안 논의가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 대변인은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춘제(春節·설) 연휴에 중국 내에서 4억7천400만명의 관광객이 6천320억위안(약 116조8천억원) 이상을 지출해 전년 동기 대비 총지출이 47% 늘었다면서 중국 경제 상승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비쳤다.
중국 관영 경제일보는 이번 양회에선 '신품질 생산력'(新質生産力)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신문은 작년 말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의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기술 혁신을 통한 산업 혁신으로 신산업, 신모델, 성장 동력 등의 새로운 생산력을 개발하자"는 결의가 나왔다고 전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중국의 경제성장 전망은 여전히 밝다"며 "개혁과 개방이 발전 문제를 해결할뿐더러 앞으로 생길 위험과 도전에 대처할 수 있는 핵심 전략"이라면서, 이와 관련해 양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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