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 중인 美경제, 이민자 유입 효과…신속 행정·배치가 관건"
NYT "이민자 유입 재반등, 고령화 따른 노동 공백 메워"
"노동부족 해소하려 이민자 유치하는 곳도…적절 배치·행정지연 해소 절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 경제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비결 가운데 하나로 주춤했던 이민자 유입이 다시 반등한 것이 지목된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1년과 2022년 비자 처리가 재개되면서 고용이 활성화됐고, 출산율 감소와 노년층 은퇴 등으로 미 산업 전반에 누적됐던 노동력의 공백을 해외에서 유입된 노동자들이 메우면서 경제를 떠받쳤다고 NYT는 분석했다.
2023년 7월 1일 기준, 미국으로의 순이민자 수는 2017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해외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온 노동자는 미 전체의 18.6%를 차지한다. 의회 예산국은 향후 10년간 이민자수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일하는 미국인의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그 간극은 이들이 채우고 있다. 구직자와 근무 기회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임금 인플레이션 완화와 물가 안정에도 중요하다.
문제는 이민을 둘러싼 미국 내 정치의 불안정, 적절한 현장 배치, 행정 절차 지연이다.
11월 대선 주자가 유력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나란히 텍사스주 국경을 방문, 이민 문제를 쟁점으로 부각했다.
2022년 회계연도 이후 국경과 공항, 항구 등 미국 문턱에서 체포된 이주민은 약 550만명에 이른다. 망명을 원하는 사람들은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자격을 얻기까지 오랜 기간을 기다려야 한다.
텍사스 등 남부 국경지대는 불법 이민자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이들을 버스로 태워 다른 도시에 내려놓았다.
반면, 노동력 수요가 큰 일부 지역에선 이들을 기다린다. 인디애나주 라파예트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스티브 스나이더는 지역 내 새로운 인프라 작업을 고려할 때 자신의 회사 노조가 새로운 회원을 절실히 찾고 있다고 말했다.
스나이더는 "그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한다"며 "그들이 지역사회에 연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민자들은 과거에도 쪼그라든 마을과 도시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었다. 필라델피아에 있는 비영리단체 '웰커밍 센터'는 이민자 유치를 통해 인구 감소를 보완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작년 7월 31일 이전 미국에 체류했던 베네수엘라인 47만2천명에게 임시 보호 신분을 확대해 노동을 허가했다.
미 정부는 또 쿠바, 아이티, 니카라과 등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나라에서 온 이들에게 인도주의 차원의 가석방 범위를 확대했다. 효력은 2년간 지속되며, 미국 내 재정 후원자가 있어야 신청이 가능하다.
이들은 즉시 취업 허가를 받을 수 있지만, 행정 처리에 시간이 걸린다. 망명 신청 후 최소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2022년에는 각 행정 고비를 넘는 데 평균 9개월이 걸렸다.
뉴욕과 일리노이주는 작년 말부터 행정 간소화에 나섰고, 이제 망명 신청자와 가석방자의 취업 허가를 위한 중간 처리 과정은 한 달 이내로 줄었다.
그 결과 미 전체에서 망명 신청·허가, 난민, 임시 보호 신분과 가석방 대상자에게 부여된 취업 허가는 2022년 약 42만3천명에서 2023년 120만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병목 현상은 여전하고, 국경을 넘어오는 사람은 취업 허가 신청자보다 많다.
현재 안정적인 직장을 얻은 이들에게도 취업 허가는 일시적인 해결책일 뿐, 망명 법원의 결정이 나오기까지 몇 년간 불확실성은 계속된다고 NYT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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