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젤렌스키, 발칸 국가들에 무기·지원 요청(종합)
심각한 탄약 부족 속에 개전 이후 첫 발칸반도 방문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전쟁 이후 처음으로 발칸반도를 방문, 이 지역 국가 지도자들에게 군사 지원을 요청했다.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에서 열린 '우크라이나-남동부 유럽 정상회의' 개회사에서 "탄약 공급 문제가 전장 상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무기 지원을 호소했다.
또한 무기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또는 발칸 국가의 수도에서 우크라이나-발칸 국방 포럼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그가 발칸 국가를 방문한 것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처음이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영토 탈환을 위한 대반격 작전에 실패한 뒤 최전선인 동부에서 전략 요충지를 하나씩 잃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서방의 군사 지원 차질 때문에 그간 굳건한 요새로 삼아온 전략 요충지 아우디이우카를 러시아군에 내줬다.
절박한 상황에 놓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전 세계를 다니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모으고 있다. 그는 전날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러시아와 포로 교환을 논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와 양자 회담을 마친 뒤 양국이 추가적인 국방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본격적인 침공이 시작된 첫날부터 알바니아는 자유와 영토 보전을 위한 우리의 투쟁을 지원했다"며 "오늘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국방 수요와 잠재적인 공동 무기 생산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크로아티아 총리, 비오사 오스마니 코소보 대통령 등 서부 발칸 국가 지도자가 참석했다.
이중 알바니아, 북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며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장비를 보냈지만, 발칸반도의 최대 군사 강국인 세르비아는 러시아의 오랜 우방으로 대러시아 제재를 거부했다.
친러시아 국가가 낀 정상회의에서까지 러시아에 맞설 무기 지원을 호소할 만큼 우크라이나의 사정이 다급해진 셈이다.
발칸반도 소국 코소보의 경우 2008년 유엔과 미국·서유럽 등의 승인 아래 독립을 선포했으나 세르비아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코소보를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역시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스마니 대통령은 코소보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취재진에게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함께 양국이 서로를 인정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