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거듭 '우크라이나 파병' 선긋는 이유는
우크라니아 나토 회원국 아니고 안보동맹도 없어
러시아와 직접 충돌 시 막대한 피해도 감수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2년 3월 1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국정연설에서 "우크라이나 교전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그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기습 침공해 주요 도시 곳곳이 초토화되고 인명피해가 크게 늘면서 미국의 역할이 주목되는 시점에서 '지원하되 참전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이 농후해지자 "러시아가 침공하면 제재하겠다"(2021년 12월 9일)라거나 "동유럽에 미군 3천명을 보내겠다"(2022년 2월 3일)고 밝혔고, 러시아 침공 당일에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한다. 미군 7천명을 독일에 추가 파병하겠다"면서도 미군의 참전 가능성은 일축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지 않는 것은 양국이 안보동맹 체제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 등과는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는 그렇지 않다.
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에 직접 참전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라 보면 된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을 희망했지만 아직 가입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미국은 물론 나토도 파병 등 직접적인 군사 개입을 할 명분이 없는 것이다.
미국이 폴란드나 루마니아, 그리고 독일에 미군 배치를 늘린 것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넘어 나토 동맹국을 위협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이해된다.
또 러시아와 직접 충돌할 경우 미국이 감내할 위험도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는 것도 미국의 참전을 꺼리는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과 함께 최대 핵무기 보유국이다. 자칫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은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대규모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존재를 과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또 미국으로서는 직접적인 참전을 강행했다가 자칫 출구를 못 찾고 수렁에 빠진 경험이 적지 않다.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수천 명의 미군이 전사하고 천문학적인 비용을 소모했음에도 적절한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한 경험이 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해 얻을 미국의 실익이 적다는 점도 거론한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인접국도 아니고 산유국도 아니며 주요 무역 파트너도 아니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째를 넘어선 최근 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직접 군대를 파견하는 방안을 두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지난 26일 자국 TV 연설에서 나토와 유럽연합(EU)의 일부가 우크라이나에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어떤 것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러시아가 승리하지 못하도록 필요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은 여전히 확고하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27일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싸울 부대를 파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싸울 군인을 보낼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lw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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