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가에서 강도로 전락…獨 '적군파' 조직원 체포(종합)
1998년 해체 이후 잔존세력 현금차량·슈퍼마켓 털어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1970∼1980년대 서독의 극좌 무장투쟁 조직인 '적군파'(RAF) 조직원 다니엘라 클레테(65)가 체포됐다고 니더작센주 범죄수사국이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수사당국은 26일 베를린 크로이츠베르크의 한 아파트에 은신 중이던 클레테를 체포해 지문으로 신원을 확인했다. 그는 이탈리아 여권을 가지고 있었고 집에서는 탄약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클레테와 함께 '적군파 3세대'로 분류되는 에른스트폴터 슈타우프(69) 또는 부르크하르트 가르베크(55)로 의심되는 인물도 체포했으나 정확한 신원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970년 결성된 적군파는 게릴라전을 통한 공산주의 혁명을 주창했으나 실제로는 서독 정·재계 인사를 중심으로 30여명을 암살해 테러조직으로 간주된다.
1977년 지그프리트 부박 서독 검찰총장이, 1989년에는 알프레트 헤르하우젠 도이체방크 총재가 살해됐다. 옛 서독 정치인 부친을 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대학 시절 적군파 테러의 표적이 돼 영국에 숨어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설 멤버의 이름을 따 '바더-마인호프 그룹'으로도 불린 적군파는 1998년 4월 언론사에 성명을 보내 공식 해체를 선언했다. 베른트 안드레아스 바더와 울리케 마리 마인호프 등 '1세대' 핵심 멤버들은 대부분 감옥에서 사망했다.
체포된 클레테는 1993년 헤센주 바이터슈타트 교도소 폭파사건 등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클레테를 비롯한 3세대 잔존세력은 이후 현금수송차량을 공격하고 슈퍼마켓을 터는 등 니더작센주를 중심으로 무장강도 행각을 벌였다.
클레테와 슈타우프·가르베크는 1999∼2016년 살인미수와 강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공개 수배됐다. 수사당국은 이들이 더이상 정치적 동기로 범행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지난 14일 TV 제보 프로그램 '사건번호 XY'에 이들의 범행이 방영된 이후 약 250건의 제보가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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